형님, 동서에게

안녕하십니까? 사실 전 개인적으로 여성시대를 자주 듣진 못합니다. 여러 사람을 대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라디오를 한구석에 켜 놔도 소리에 귀 기울일수가 없지요. 그런데 두분의 명성은 저 이미알고 있고 이 방송을 저희 형님이나 동서가 분명히 듣고 있을거라 여겨져 이렇게 몇자 적어 봅니다. 이제 명절이 코앞에 왔는데요. 이맘때즘이면 명절 증후군으로 시달리고 계실 주부님들이 많을 터인데 사실 전 직장인이란 핑게로 크고 작은 집안일에서 늘 빠져나올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추석, 설 명절때도 전날 오후에 찾아뵈면 양반이고 제사때나 김장때엔 거의 참석이 불가능했지요. 그게 어쩔수 없이 회사에서 당직을 서야 할때도 있었지만 피곤한 몸을 끌고 가기가 부담스러워 저 스스로 피했던 적도 많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어언 15년이나 되었고 저보다 늦게 결혼해서 들어온 형님도 아직도 애기냄새가 나는 동서도 이런 절 군소리없이 지켜봐 주네요. 여성시대 애청자 여러분들 대부분은 다가오는 명절에 대한 마음준비로 각오들이 대단하실터인데 제가 너무 송구스럽네요. 오히려 형님이나 동서가 불쾌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비친다면 제가 저의이런 행동에 정당성을 좀 찾아보려 하겠으나...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제가 재물복은 없어도 이렇게 인덕은 있는 모양입니다. 두분 건강하시구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올 추석에는 저도 제 한몸 바쳐 식구들을 위해 맛있는걸 한번 준비해 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늘 집안일로 바쁘신 형님과 날 친언니처럼 따라주는 동서. 고맙습니다. 제가 좀 더 노력할게요. 저도 올해 김장때엔 꼭 같이 김치도 담그고 수육도 삶아 나눠 먹고 싶네요.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예수병원 원무과 강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