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개월 된 우리딸이 요즘 말말말! 이 부쩍 늘어서 재미있는 일이 많답니다.
며칠전에 신랑이 밥을 먹고 들어온대서 우리딸이랑 저랑 밥상에 똑같이 미역국에 밥말아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연우는 밥그릇에 나는 국그릇에..김치를 너무 사랑하는 나이지만 딸래미가 휘휘저어서 방바닥에 던질까봐..그냥 국만 후루룩 들이켜주었답니다.
그리고 잠시 산책하려고 유모차 끌고 나갔다가 김밥을 조금 사와서(밥먹었는데 김밥은 왜 샀냐는 질문은 금물!!!)
다시 밥상에 펴고 먹는데..
딸래미가 김밥을 깨끗히 잘 먹겠어요?ㅋㅋ
김밥 옆구리 터지게 한담에 우두두 떨어지면 줏어먹다가 도로 밥상에 놓고 새것 가져가고 뭐 안봐도 비디오 아니겠습니까..
그러더니 갑자기 "잠깐만.."하는거예요.
벌떡 일어나더니 씽크대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겁니다.
씽크대에 널려있는 헹주를 들고 거기서부터 거실에 있는 밥상까지 걸레로 밀면서 오더니..자기가 흘린 국물을 열심히 닦는게 아니겠어요.
전 잠깐만! 이라는 정확한 발음에 놀랐다가 씽크대쪽으로 가길래 아 얘가 평소에 뭘 흘리면 내가 헹주를 가지러 가는거 따라하는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막 웃었답니다.
제가 깔끔을 좀 떨어서 애가 뭘 흘리면 바로바로 가져와서 닦고는 했거든요..그걸 보고 자란 딸래미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하는건지 알고 엄마대신 가져와서 닦아준거랍니다.
그냥 가면 울거나 따라오니까..잠깐만~ 엄마 물 더 가지고 올께..잠깐만~ 흘렸으니까 닦자..뭐 이런말을 자주 했던걸 따라했나봐요..
아이는 엄마의 뒷통수를 보고 자란다는데 정말 그런거 같아요..
제가 하는 말을 주로 따라하고 억양까지도 비슷하게 하는것이 아이를 위해서 나는 더 올바르게 행동하고 말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아이에게서 내모습을 자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