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행복...

안녕 하세요? 듣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며칠전 신랑이랑 모처럼 둘이서만 심야 영화를 보러 갔답니다. 결혼하고 애낳고 키우느라 영화볼 생각은 못했고, 애들이 좀 자라니, 애들 위주로 애들 영화만 보게 되더라구요. 근데 요즘에 하도 '왕의 남자'가 재미 있다고들 하기에, 신랑 졸라서 애들 일찍 재워놓고, 시내엘 나왔답니다. 영화도 영화지만, 그 시간에 시내에 나왔다는것 만으로도 정말 좋았어요. 우리 부부 팝콘이랑, 음료수 먹으면서 봤지요. 한참 웃기도 하고, 찡 하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우리 자리가 출구 쪽이라 우리 먼저 나오고 있었답니다. 근데 영화관 직원이 나가는곳 안내를 하는데 한손에 피자를 한판 들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제가 울 신랑한테 "자기야, 저 피자 첫번째 나가는 손님한테 주는거 아냐?" 라고 말했지요. 우리 앞에 2명의 여자가 먼저 가고 있었는데, 그말을 듣고는 갑자기 발걸음을 빨리 하는거예요. 울 신랑도 쫌 뛰다시피 갔구요. 그러자 그 여자들도 더 빨리 걷고, 경쟁하다 시피 직원앞에 갔는데, 직원 그냥 정중히 인사하며 "안녕히 가세요" 하네요. 울신랑은 창피했는지 급한척 화장실 갔다오더라구요. 저는 그래도 미련을 못 버리고 "저거 몇번째 손님한테 주는건가?"했지요. 피자에 눈길 고정한채로....... 바로 그때 직원이 한 손님에게 피자를 건네주며 "손님 맡기신 물건 입니다" 그날 집으로 오는 내내 크게 웃었답니다. 우리 앞에 뛰어가던 여자들 생각해도 웃기고... 공짜에 침흘리던 우리 모습도 웃기고..... 암튼 공짜 피자가 우리 몫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깐동안 행복했었답니다. 여러분도 우리 이야기 듣고 잠깐동안 웃을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꽃샘추위 인가봐요. 모두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