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에겐 학교친구도 아닌, 사회친구도 아닌 아줌마 친구가 한명있습니다. 주위의 여러 아줌마 친구들은 많지만 좀더 각별한 친구라고 하고 싶어요. 이름은 이경아. 하지만 전 지금껏 편하게 미성이 엄마라고 부릅니다. 처음 미성이 엄마를 만난게 6년전이었어요
여수에서 이사를 왔기에 모든게 너무 낯설어 빨리 사람을 사귀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되게 조급했어요.
그래서 옆집 사람들에게 다가가 별로 궁금한것도 아닌데 물어보고 수시로 찾아가 말을 걸었죠. 다행히 다들 편하게 대해주고 커피타임에도 끼워주어서 별 어려운건 없었어요.
그런데 유독히 깍쟁이처럼 마음을 안주는 사람이 있었어요.
애들을 시켜서 커피마시러 오라고 몇번을 보내도 응답이 없고 복도에서 마주쳐도 새하얀 얼굴로 무뚝뚝하게 지나가 버리고 억지로 우리집에 데려오면 신발장앞에서 더이상 들어오지도 않고 쪼그리고 앉았다가 그냥 가버리고 ....
그래서 저도 더이상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어느날 복도에서 저희 둘째아들 걸음마 연습을 시키고 있을때였어요.
슬그머니 제옆에 와서는 애가 몇살이냐고 물어보드라구요.
대답해주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그리 냉정한 사람도 아니고 그리 무뚝뚝한 사람도 아니었어요.
단지 이웃들과 수다없이 몇년을 혼자 조용히 지내다 보니 수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것 뿐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미성이엄마는 변했어요. Y[^ ^]Y
어떻게요? 너무너무 수다스러운 아줌마로 변했죠.
원래 살고있던 이웃들이 모두 놀래버릴만큼만큼요.
그렇게 해서 미성엄마와 전 6년동안 전화로는 2시간 만나면 하루해가 질때까지 수다를 떠는 그런 친구가 됐어요.
그리고 항상 저에관한 행사가 있으면 이낌없이 챙겨주고, 평상시에도
저에게 모든걸 주기만 해요.
전 미성엄마가 나보다 좀더 여유있다는 핑계로 그냥 슬쩍 입으로만 때웠구요.
저에게 고향친구 이상으로 소중하고 고마운 미성엄마에게 이글을 통해서 13주년의 결혼기념일도 축하할겸 제가 늘 고마워하고 있다는걸
꼭 알려주고 싶어요.
여러 종류의 인연이 있지만 아줌마가되어 만나지는 친구 인연또한 참 감사하고 소중해요.
경아야,(너 이름 이렇게 불러보기 처음이다)
결혼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우리 이만큼만 좋아해가며
살자. 4월25일은 맘껏 행복한날이 되길 바랄께.
내 선물은 이 편지야. 올해는 입이아닌 손가락으로 축하한다.
익산에서 무경엄마 보냄
신청곡: 하동진-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