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추억으로 묻고 싶은 젊은 날의 추억 한자락 ..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이런 사념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를 못하곤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름철을 싫어합니다. 원래부터 여름철을 싫어했지만 지금은 그 때 기억들이 떠올리기가 싫어 더더욱 여름철 특히 장마철이 싫습니다.
그해 여름 오지기도 질기기도 질겼던 제 첫 사랑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첫사랑은 아닙니다.
처음 다가온 사랑이라고 해야하나요?
얼마전 "소울 메이트 "라는 성인 시트콤이 있었는데... 드라마를 제대로 본적은 없었지만 우연히 보게된 예고편에 남자 주인공이 그러더군요.
사랑은 하는게 아니라 다가오는 거라구요... 그말 진심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직후 사귀게 된 여자친구 ..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허물없었고 양가 부모님들도 다 아는 사이라 친구라기 보다는
소위 말하는 짝이었던 그녀...
그렇게 눈이 먼 열정적인 사랑이라기 보다는 친구 같은 편안함으로 하루하루 지냈던 우리에게 아니 저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자친구가 서울에서 직장을 갖게 된 바람에 주말 커플이 되어 버렸던 그 때...
우연히 고속 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그녀...
정말 왠만해선는 정말 왠만해서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조차 주지않았던 저는 한 여인에게 그만 필이 팍 꽃혔습니다.
반바지에 티 하나 덜렁 걸치고 버스 터미널에 수화물을 찾으러 왔다는 그녀...
여차여차해서 전 수줍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걸었고...
며칠후에는 같이 마무하며 술잔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여차여차해서 긴 밤을 보내게 되었고..
그동안은 양다리를 걸치던 저는 그만 7년동안 이어온 여자친구와의 인연의 끝을 놓게 되었습니다.
변명을 하자면 여자친구는 새로운 직장에서의 멋진 남자와 묘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 대학 졸업반이었고 ..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어쩌다 보게 되도 밥 한번 고급스럽게 벅지 못하고 소위 말해 궁상을 떨던 시절이었기에... 여자친구는 자주 짜증을 내고 .. 공부하라며 1주일에 한번 2주에 한번 그러다 한달에 한번 보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런 찰나에 새로운 여인을 만나게 되었고..전 뒤늦게 이 여자가 제 운명임을 믿고 한여름 가로등에 날타리 날아들듯 여친에게 이별을 고하고 녀에게 올인 했습니다.
여친 역시 아무런 대꾸 없이 그대로 절 떠나 버렸죠.
7년의 인연의 끝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는 적잖은 상실감도 있었지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위로 삼으며 또한 내 인생의 운명을 만났다는 생각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이 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녀를 만날때 마다 이상하게 내리는 비 ..지금 생각해보면 장마철에 만났으니 비 오는게 당연하지만 그때는 모든 것이 축복이었고 의미엿고
비가 와서 수해민들이 늘어나도 오히려 초라한 자취집이지만 외출하지 하지 않고 둘만 가까이 있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추억도 잠깐 ...
정확히 만난지 100일이 되던 날 ... 작은 중소 기업에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저는 하루 하루 정말 정신없이 지냈고 ..그래도 작은 사랑을 이끄게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100일 기념일을 챙기기 않았다는 이유만으로..솔직히 지금도 헤어진 이유을 알지 못합니다...!!
그녀는 절 떠났습니다....
허탈했습니다. 심한 허탈감에 ..혹은 괜한 사랑 다툼으로 .. 화가 풀리면 괜찮겠지...싶었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그녀의 목소리는 들을수도 없었습니다. 열흘쯤 지났을까 그녀의 하숙집 앞에서 12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그녈 만날수 있었습니다. 전 구차하게 거의 무릎 꿇다시피 까지 하며 그녀를 붙잡으려 했습니다.하지만 그녀는 냉담했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독설을 쏟아 부었습니다.
다리가 떨리고 온몸에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게 그녀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그녀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는 따로 마음에 두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절 만났고... 여자친구에게 조금 헌신적이었던 제가 좋아 보였다고 합니다. 본인이 마음에 담고 있었던 사람음 그리 살갑지가 않아 마음 고생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지만 .. 그녀는 저를 통해 대리만족을 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전 7년의 사랑을 져버렸던 죄로 ... 그 댓가를 여름철에 개도 안 걸린다는 감기로 무려 보름동안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고 ...
그뒤로 지금까지도 여름철이 지긋지긋싫고 비가 오면 신겨잉 날카로워 지는 지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더욱 더 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그녀에게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기막힌 사연이 있는것은 아닌지...
이를테면 갑자기 불치병에 걸렸다던지... 부모님을 잃었다던지 하는식의 망상이 떠오른다는 겁니다.
저 한심하죠!!
이제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 저 역시 씩씩하게 이 세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이맘 때 쯤이면 가슴 한켠이 몹시도 아려 옵니다.
추억을 기억 저 편 한자락에 숨겨 놓으면 된다고들 하지만 전 그 기억이 못내 가슴 아픕니다.....
이상 지난 날 오지기도 가슴 시렸고 현재도 가슴 한켠 묵직한 제 추억 한자락 털어 놓아 보았습니다.
저 참 미련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