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일입니다.
아침밥을 먹고난 후 엄마께서 남긴 밥과 국을 말아주시며
"다정아! 이거 마당에 있는 해피한테 주고 오겠니? 하셨습니다.
해피는 대문간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짖어대는 우리집 멍멍이 이름이랍니다.
창문을 열고 마당으로 내려서는데 어제와는 확 다른 추운 날이었습니다.
해피 밥그릇에 물이 있는것 같아 비우려고 한쪽으로 기울였는데, 물이 쏟아지지 않는 겁니다.
어, 이상하다.
다시한번 그릇을 기울였지만 물이 쏟아지지 않고 그대로 였습니다.
아니 언제 겨울이 왔지?
개 밥 그릇의 물은 얼어 있었던 겁니다.
며칠 전 첫눈이 높은 산 중턱까지만 내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물은 얼지 않았거든요.
그릇 밑동으로 두번 텅텅 내려치니 얼음이 깨지고 물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수도가의 넓고 큰 함지박의 물은 얼지 않았더군요.
한겨울 또랑이나 개울의 물은 얼지만 강이나 바닷물은 잘 얼지 않듯이 많은 물은 쉽게 얼지 않나 봅니다.
어제는 마을모정에 있는 380년된 느티나무의 낙엽을 모아다가 돼지 우리에 넣어주는 일을아빠랑 같이 한 적이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추운겨울날을 따뜻하게 지내기 위하여 보일러가 있지만 돼지는 그런게 없어서 풜을 베어다 깔아주기도 하지요.
늦가을이 되면서 마을길가에 떨어져 있는 낙엽이 많이 모이자 아빠께서는 "이것들도 돼지들을 따뜻하게 해 주눈 이불이 될수 있단다" 하시며 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을길 청소도 되고 돼지우리의 깔짚으로도 쓰고 한꺼번에 두가지를 하네"-일거양득이라고 해야 하나?
마을 한가운데 모정에 있는 느티나무를 보며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봅이면 싹을 틔워 여름엔 푸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나무에겐 잎을 넓게 펴서 햇볕을 통한 광합성 작용으로 나무를 건강하게 자라게도 하지만, 가을엔 갈색으로 단풍퇴어 우리에게 자연의 신비를 가르쳐주다가 늦가을엔 낙엽되어 지면을 덮어주고 거름으로 되돌아가는 돌고도는 순환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저는 이 느티나무 잎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싹을 틔워 넓은 잎이 되기 까지는 우리가 어려서 부터 학창시절을 지내는 시기와 비슷하여 선생님과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서 자라다가
잎이 커져서 햇볕을 받아 광합성을 하는 시기는 성장하여 스스로 살아가면서 부모님 은혜를 갚아아며 사회에 봉사하는 시기로 말이예요.
또한 단풍은 노년기를, 낙엽은 삶을 후대에게 물려주고 물러나는 시기로 말이예요.
앞으로도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빠를 도와 낙엽 모으는 일을 잠깐이라도 해야 할것 같아요. 눈 쌓이는 겨울이 오기 전에 말입니다.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김 다정(수지초 4학년) 625-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