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은 왜이렇게 더운지 여름이 온줄 알았어요.
어른들이 그러는데 비가 올려면 무지 더워지는 거래요.
그 말이 맞나봐요. 지금은 메말랐던 대지에 촉촉히 비가 내려요.
우리의 마음밭에도 신선한 기운이 새로 솟아나고 있습니다.
지난 3일날은 학교에서 운동회를 마치고 다음날인 4일날을 효도 체험의 날로 정해 주어 효도를 해야 하는데, 엄마는 회사에 나가시고 아빠는 자활 어울마당 행사에 참석하신다며 저희들을 데리고 김제에 있는 실내 체육관에 다녀오셨어요.
남원까지는 아빠 승용차를 타고 나가서 관광버스로 옮겨타서 행사장을 향하여 출발 했지요.
한시간 30분 정도 걸려서 김제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남원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넓다란 들판이 펼쳐져 있고, 산이라고 해 봐야 작은 야산같은 것이 몇개 있을뿐이었죠.
산골에서만 살아오던 저는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넓은 평야지가 있구나 하는 것을 책으로만 보다가 눈으로 직접보게 되었답니다.
실내 체육관에 들어서니 이미 다른지역 사람들이 모여있었지요.
전라북도에도 18개 자활후견기관이 있다네요.
이천여명이 모여서 행사를 했는데,
오전엔 각종 시상식과 다짐을 하고 소원을 담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순서가 있었는데요. 저도 종이비행기 접는것을 도와 주었답니다. 약 20개 정도 접었지요.
점심을 먹고 18개 팀이 다섯개의 말을 만들어 밀집모자를 쓰고 기마전을 하면서, 모자 벗기기 시합을 했는데 아빠도 말을 탄 기수가 되어 남의 모자를 빼앗으려다가 가장먼저 모자를 뻬앗기는 수모를 당했지 뭐예요.
뒤이어 이인삼각 달리기가 있었는데, 이건 두명의 주자가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경기인데, 아빠가 속한 팀이 일등을 했지 뭐예요.
정말 기뻤어요.
마지막으로 강강수월래를 했는데, 처음엔 적은 인원이 손을 잡고 돌다가 두팀씩 합쳐져서 점점 많은 수로 늘어나더니 마지막엔 전체가 다 손에 손을 맞잡고 커다란 원이 되어 실내 체육관을 꽉채워 돌았답니다.
효도체험을 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효도는 하지 못하고 아빠만 귀찮게 해 드린건 아닌지 죄송하고요.
우리집만 가난하여 아빠가 짠돌이 인줄 알았는데, 우리같은 가난한 집이 전라북도에 만도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지금보다 더 나흔 생활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아뭏튼 오늘 넓은 세상을 도아보는 기회가 되어 좋았답니다.
안녕히 계세요.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포암마을 김은진. 063-625-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