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올라가 보셨나요?

요 며칠 초여름 같은 날이 계속되어 밖에 나가기가 싫었는데, 지난 주말엔 남편과 함께 시골에 다녀왔답니다. 고사리가 나왔으니까 한줌 끊어 오자는 말에 귀가 솔깃해진 겁니다. 아침 일찍 산에 올랐어야 하는데 9시가 넘어 산에 오르려니 50미터도 오르지 않았는데 다리도 아파오고 숨이 차 올라 힘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옆에서 사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사리 많이 끊으셨어요?" 하고 묻자 "아이고 우리도 인자 올라왔어요! 아니 이게 누구야? 다정이 엄마 아니여?"하십니다. "어머나 삼순이 언니!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언니는 딸만 넷인데 둘째딸을 데리고 산에 올라왔던 겁니다. "다정이네는 시내로 나가 사니까 더 좋아?" "아유,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사는건 좀 편해졌을 뿐인데, 돈은 왜이리 많이 들어가는지요." 이번엔 "어디에 고사리가 많이 나는줄 알아요 다정이 아빠는? 하고 묻습니다. "잘 몰라요. 전에 아침에 한시간씩 짬을 내어 올라가 한줌씩 끊어온 곳이 있기는 한데 나왔을려나 모르겠네요 한번 저 따라 와 보세요"하더니 성큼성큼 산으로 올라갑니다. 조그마한 똘을 건너다가 거기서 물 한보금 먹고 고갯길을 넘어서 여기가 고사리 밭이라며" 몇개 올라오긴 한것 같으니까 끊어보세요"하더니 자기는 다른곳으로 올라 갑니다. 저는 고사리보다는 길가에 올라온 취나물이 눈에 보여 취나물을 연신 뜯어 담았습니다. 삼십분쯤 지나자 핸드폰 벨이 올려 받아보니 남편이었습니다. "거기 어디야? 숲이 우거져서 고사리 못 끊겠으니까 내려가자"고 합니다. "여기 이장님네 묘 옆인데 그 옆에서 취 뜯고 있으니까 내려와요" 한 십분쯤 지나니까 남편이 모습을 나타내었는데, 바지를 걷어 올리며 다리 여기 저기를 가리키며 "가시덤불에 긁혔어. 산이 해마다 달라진다야" 하더니 묘 옆에서 세발 고사리라도 끊는다며 주변으로 고개를 숙이며 돌아다닙니다. 뱀이 벌써 나왔어야. 요길을 걸어가는데 "똧뱀이 스르륵 스르륵 하면서 지나가잖아 당신은 아직 못 봤어? 이제 그만 내려가자구." 어쨌든 두시간동안 산을 헤매고 다닌후 얻은 수확은 남편은 고사리 한줌, 저는 취나물 한줌을 봉지에 담아 내려왔답니다. 맑은 공기 마시며 땀은 좀 흘렸지만 운동다운 운동 한번 하고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