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언니집에 놀러 갔었는데 언니가 이사를 간답니다.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집을 큰평수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지만
정든짐을 쉽게 떠날수없었는데 몇년을 망설이다가 이제 이사를 하려 맘을 먹었다고 하더군요.
언니랑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부동산에서 집구경을 하러 오셨는데
시골할머니께서 오셨어요. 그 할머니 집구경 하는 모습이 어찌나 순수하시고 재미가 있었는지 모른답니다.
시골에서 평생을 살다가 이제야 자식들의 집과 가까운 곳으로 옮기시려는 모양이셨다.
부동산에서 이곳저곳 설명을 해주며 이곳에서 배추를 씻으면 된다하니 그 할머니왈"히!여기도 시암(샘)이
있어?" 이 말씀에 나와 언니는 웃음보가 터져나왔지만 맘속으로만 웃었다. 그분들이 가시고 혼자서 집안에 있노라니
'시암'이라는 단어는 내 어린시절에 많이 들었던 정겨운 단어였고 어린시절 샘에 둘러앉아 배추도 씻고 빨래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정겨운 아낙들의 만남의 장소였고 어린 난 그 틈에서 물도 두레박으로 퍼 올려주며
물장난도치고 물살에따라 내려가는 하이타이의 큰 비누거품을 잡아 터뜨리던 어린시절을회상하며 연신 웃음을
내 보이고 있었다.지금 이 순수표 할머니께선 맘에 드신 집을 사셨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