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전 250포기 김장을 했는데 객지에 흩어져 사는 형제들에게 택배로 보내주려 하니
여동생이 택배로 붙히면 시간이 걸려 김치가 물러진다며 그동안 어머니 모시고
농사지으며 사느라 힘들었는데 힘은 들어도 오빠가 직접 김치를 트럭에 싣고 당일
갖다주고 올라간 김에 서울 구경도 하고 푹 쉬었다 오라고 하기에 가을일 농사도 끝나고 보니 할일도 없고 해서 트럭에 김치며 쌀이며 먹시감이며 트럭 가득 싣고
서울 형제들에게 나누어 주고 마지막으로 남동생 집에 들려 가지고간 물건들을 힘들게
동생집 지하실에 운반하는데 집안일 해주는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그러는 겁니다.
"어머 아저씨 이런걸 뭐하려고 힘들게 가지고 올라오셨어요? 이집 식구들은 이런걸
거들떠보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데 이번에도 내가 복터졌네. 올해 김장 하지 않아도 되고
고구마며 감이며 이걸 어떻게 다 가져가지?"아 어러지 뭡니까.
전 그동안 무공해라며 그 힘들게 농사지어 보냈는데 참 기분이 씁쓸하지 뭡니까.
어쨌든 가지고간 물건들이라 씁쓸한 기분으로 나르는데 재수씨가 인상을 찡그리며
"아주버님 이런걸 뭐하려고 힘들게 가지고 올라오셨어요?"하며 말하는데 힘이 쭉 빠져 버리지 뭡니까. 전 속으로 설사 먹지 않더라도
"아주버님 맛나게 잘 먹겠어요. 고마워요."하면 가지고간 저의 기분도 좋으련만
동생이 결혼하고 10년만에 처음으로 올라온 형인데 동생이 저에게 그러는겁니다.
"형 내가 형 대리고 다니면서 맛난것도 사주고 63빌딩이며 한강 유람선도 타고 서울 구경
시켜주어야 하는데 하필 내일 부터 몇일간 출장을 다녀와야 하는데 어쩌지?"이러기에
"그려? 걱정마 나 내일 아침일찍 시골에 내려 갈랑께. 걱정말어."하고는 잠을 자려는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저에게 그러는겁니다.
"큰아빠. 내일 우리 가족 남이섬으로 놀러가는데 큰아빠랑 함께가면 좋을텐데 아빠, 엄마가 않된데요." 아 이러는데 정말 야속하고 서운하더군요. 내가 절 어떻게 가르쳤는데
이 형 상업고등학교 졸업하고 은행에 근무하면서 한푼이라도 절약 하려고 점심 도시락까지
싸가지고 다니며 먹고싶은거 입고싶은 옷한벌 재데로 사입지 않고
저 서울에 있는 대학까지 보내고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전세집까지
힘들게 마련해준 형인데 지가 나에게 어떻게 이럴수가 있나 싶어 저녁내
이리뒤척 저리뒤척 잠 한숨 못자고 세벽 일찍 아침도 먹지않고 트럭을 몰며
시골에 내려오면서 깨달은게 내가 잘 살아야 형제들도 귀하게 대접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어쩝니까. 태생이 나는 못먹어도 귀하고 맛난거 있으면 그저 우리 형제들에게
퍼주고 싶은걸...
기분도 그런데 윤수일-갈대
주현미-어허라 사랑
조용필-그겨울의찻집 이곡중에 한곡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