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빌려드립니다.

제목보고 의아해 하셨나요?
극단둥지의 연극공연 제목이랍니다.
줄거리를 다 알고 공연보면 재미 없을것 같으니까 맛보기용으로 조금만 귀뜸해 드릴께요.
 
어제는 리허설 같은 첫 공연을 보고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크리스마스츄리에 자잘한 불이 줄지어 켜지고  아파트 주방을 옮겨 놓은듯한 무대가 밝아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어
가스렌지에 물을 끓이고 수제비를 떼어 냄비에 넣고 그것을 끓여 배우가 먹는데 어찌나 맛있게 먹든지...
연극을 관람하러 갔던 딸아이의 식탐을 자극하고 말았으니 어찌합니까?
입을 쩝쩝 다시며 먹고싶다고 조르는 통에 집에가서 수제비 만들어 먹자고 하고 입을 다물게 했지요.
오늘의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배우가 끓였던 수제비를 딸아이도 끓여 본다며 밀가루를 바가지에 덥석 부어놓고 반죽을 시작합니다.
식탁이 하얀 밀가루 투성이가 되었고, 멸치국물로 육수를 만들어 끓여야 맛이 제대로 나는데 멸치가 없어서 육수를 만들지 못하고 맹물에 끓여서 일까요?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수제비 끓이기에 도전해보았고, 손으로 납작하게 떼어 넣어야 하는것을 반죽을 잘 못한 탓에 수저로 작게 떼어서 끓는 물에 넣고 끓여 먹어보니 제대로 된 수제비는 아니었습니다.
두어번 떠먹어 보던 딸아이는 "아빠는 잘 먹네요 이것도 잡수세요" 하면서 그릇을 제게로 밀어줍니다.
저는 "나중에 먹어야 겠다" 하면서 다시 냄비에 부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되었잖아요?
이때쯤이면 해마다 하는 한마당 잔치가 있으니 다름아닌 전북 소극장 연극제가 진행중이라는 거지요.
지난 11월 13일 부터 시작된 재인촌 우듬지의 (타인의 눈)을 비롯하여 극단둥지의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창작극회의 (필례,미친꽃)문화영토 판의 (일상 다반死) 극단 작은소동의 (마요네즈) 극단 명태의(구천동 살인사건이 공연중인데요. 제가 속해있는 극단 둥지는 지리산 소극장에서 공연하는데 남원에 사시는 분들도 지리산 소극장을 잘 모르시더라구요.  하늘중학교 앞 (구)소방서 4층에 아담한 소극장을 마련해 놓고 남원 시민들을 모실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참 이번 공연은 유료라는것 아셨으면 좋겠네요.
관람료가 만오천원이던데 만원들고 가서 사정하시면 입장가능할지 모르겠어요.
혼자사시는 분들이 보시면 꽤나 큰 감동을 받아 들고 오실수 있을거예요.
월요일하고 화요일은 공연이 없구요.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저녁 일곱시.일요일엔 네시에 공연이 있답니다.
 
여성시대 애청자 분들의 뜨거운 관심 부탁드립니다.
 
남원시 왕정동 시영아파트 101-102호 김영수 010-5579-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