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원의 행복

25,000원도 아닌
정확하게 말하면 천원짜리 두장하고
500원짜리 동전 한닢을 거머 쥐며
전 이렇게 행복해 한답니다.
이런 제가 바보 같나요?
아님 2,500원에도 이토록 행복해 할 줄 아는
제가 부러우신지요.
한동안은 세탁기를 돌린후 빨래를 꺼내는 재미가 솔솔했거든요.
무슨뜻인지 감이 오지요?
천원짜리 지폐가 한두장씩 나오든지
아니면 동전이 500원 혹은 100원 혹은 50원짜리가 심심찮게 한개라도 나왔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낼때 재미가 나질 않지 뭡니까.
 
왜 이겠어요.
바로 길에 떨어져 있어도 잘 주워가지도 않는 50원짜리 동전한닢 하나
횡재 할 수 가 없으니 그렇죠.ㅎ
제 주머니에서는 절대로 돈이 나오지 않지요.
1년가야 어쩌다 한두번 급해서 주머니에 넣었던 돈을
깜박잊고 꺼내지 않아 옷을 그냥 세탁기에 돌렸을때 뿐....
전 돈은 항상 지갑도 장지갑에 곧게 펴서 보관하는 성격이라서요.
돈도 함부로 관리하면 안된다고 하더만요?
바로 세탁기에서 제가 횡재하는건 다름아닌
내편의 주머니에서 빙빙돌아가는 세탁기안에서
어지러우니 정신을 잃어 돈들이 내편의 주머니 밖으로
튀어 나가 세탁기안에서 기절한체 세탁이 끝나면 세탁기통의 작은 틈새에
동전이 몇개 끼어 있을때도 있고
그냥 세탁기안에서 구조요청를 하고 기다릴때도 있더군요.
그 동전 한닢을 발견하면 어찌 그리도 신이나던지요.
 
로또복권 당첨되면 이만큼 기쁨까요.
어느때는 이 동전이 한참을 시름을 해야 겨우 빠질때도 있지요.
이럴때는 내 체력을 조금이나마 소모시켜서 동전이고 뭐고
짜증날때도 있지만 요놈의 돈이란게 이리도
사람을 웃겼다 울렸다 참으로 요망한것이 아닐 수 없는거 같아요.
작은 행복을 만끽 하고자 급기야 한여자는
반협박조로 내편에게 말합니다.
요즘은 세탁기 돌리고 빨래 꺼내는데 재미가 없다~
예전에는 빨래를 꺼낼맛이 났는데 요즘에는 동전하나도 안나오네~.했더니
그래?허허허.
 
그럼 다음 부터는 일부러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지 말아야겠네?그럽니다.ㅎ
이 정도면 센스쟁이 맞지 않나요?
참 예쁜 내편 맞죠?ㅎ
아내에게 사랑받기 충분한 남자 맞죠?
그런데
오늘은 모처럼 세탁기에서 횡재를 했는데 아싸 수입 잡았다.
이건 내 수고비다.하며 좋아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를 기쁘게 해주기위해 일부러 주머니에서
잔돈을 꺼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지요.
내편이 제게 작은 행복을 주려고 일부러 잔돈을 꺼내지 않았건 모르고 꺼내지 않았건
아뭏든 전 횡재했으니 기분 좋은일 아니겠어요?
500원짜리 동전은 제 호랑이저금통에 넣었구요.
천원짜리 두장은 메모장 사이에 물기를 말려 두었지요.
요것도 물기가 마르거든 저금통에 넣을래요.
언젠가 빛나게 쓰려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