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녕쿨

4월이후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영수 이제서야 용기내어 말문을 엽니다.
지난 일요일은 절기상 더위가 더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물러난다는 처서 였는데요.
지난해 까지만 하더라도 30도 정도는 땀도 안흘렸었는데.
그것은 까무잡잡한  피부 때문이라고 자랑하던 제가 올해엔 25도만 넘어도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그리고 밥먹을 때도 땀을 흘리는 그런 사람이 되었지 뭡니가?
일요에 염소 먹이가 부족하여 근처 냇가의 제방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칡넝쿨을 걷어다 줄 생각으로 개울건너 제방길을 가다가 칡넝쿨이 많은곳에서 낫질을 시작하려는데 발을 헛디뎌 5미터 제방아래로 굴러 떨어지려다가
다행히 칡넝쿨을 붙잡교 온갖힘을 다하여 길위로 올라왔는데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원래의 목적인 칡넝쿨을 베여고 낫질을 시작하는데 난데없이 윙윙거리며 벌떼들이 몰려들어 "가 우리집을 망가뜨리는 거야" 하며 제 몸
구석구석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낫을 버려두고 양손을 휘저으며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도망첬지만 화가난 벌떼는 멈추질않고 뒤쫓아 오다가
제가 그자리에 납작 엎드려 아이고오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세요 하니까 벌집을 향하여 다시 날아갔답니다.
벌에게 왼손팔꿈치 부분과 오른손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사이그리고 뒷목부분이 벌겋게 부풀어오르는 것을 보고는 괜찮겠지 뭐 하는 마음과 혹시 뭔일이 생길지도모른다는 걱정이 서로 쟁쟁하더니 결국엔 병원엘 한번
가보자고 하는데 결론을 내렸고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응급실이 열려있는 남원병원으로 갔지요.
엉덩이에 진통제 주사를 맞고 수액을 맞아야 한다며 누우라는데...
몸을 돌려 누우려고 하는데 아 글쎄 몸 속에서 벌 한마리가 엉금엉금 기어나오지 뭡니까?
간호사도 놀라 에그머니나 이게 뭐예요? 하며 얼근 탈지면을 뜯어 주어서 제가 조심스럽게 잡아서
건네 주었답니다.
벌에게 쏘인 그날은 자꾸먼 다시 쏘이는 것 같이 쑤시더니 둘째날은 퉁퉁 부어올르던니 셋째날은 쏘인곳이 심하게 가렵기까지 해서 괴로웠는데 이젠 붓기도 가라앉고 가렵지도 않고 괜찮답니다.
벌침은 신경통에 좋다더니 이말이 사실인가 봅니다.
제가 왼쪽 어께가 아파서 팔을 돌리질 못했었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돌아가지 뭡니까?
예전엔 깊은 산속에서나 보이던 칡넝쿨이 지금은 우리들이 사는 집 근처 제방에도 보여서 좋긴합니다만, 가로수처럼 제방에 심어놓은 나무들을 휘어감고 올라가  지금은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칡넝쿨.
소나 염소같은 집짐승에겐 보약같은 먹이인데 배합사료에 밀려 골칫덩어리가 되어버렸지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