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함께사는 세상

며칠전 비닐하우스에 있는 마지막 오이를 출하하고 나니
할일이 없어 그날도 마을회관에 놀러갔더니 부골댁이
 
"아따 진안양반 작년에 우리 임자도가서 대파작업혀서 우리들도 돈벌고
지비도 돈 많이 벌었잖여. 올겨울은 임자도 안가는거여? 우리 늙은이들
돈쪼께 벌게 혀줘봐." 아~ 이러시며 저를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해대는데 아따 당황스럽고 민망헙디다.
 
아마 5년전 이었을겁니다. 대파 사업을 하는 이웃 사촌형님따라 구경삼아
전남 신안 임자도란 섬에 갔는데 세상에나 그 큰 섬 전체 밭이 온통 실한
대파가 쭉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장관이더군요.
 
사촌형님은 밭대기를 사서 중간 상인에게 대파밭을 되넘기는 장사를 하는데
쉽게 큰돈을 버는것을 보고 저도 겁없이 겨울이면 일톤트럭에 한달간
먹을 살림도구들을 실은 트럭은 아내가 운전을하고 봉고차에 어르신들을 모신차는
제가 운전을 하며 신안 임자도로 향해 달리는데 우리 어르신들 뭐가 그리 좋으신지
 
♪용두산아 용두산아 꽃피는 용두산아 한달디뎌 맹세하고...♪
노래를 부르시면 나도모르게 기분이 좋아
 
♪두발디뎌 언약하고 한계단 두계단 일백구십 사계단아...♪ 목청껏 노래를부르며
임자도 섬에 돈벌러 다니던 일이 떠올라 혼자 피식 웃으며 거실 쇼파에 비스듬이 누워
티비를 보고 있자니 전화벨이 울리기에 받아보니
 
"여보쇼. 여그 임자도 박씨인디." 하는 음성이 들려오기에
 
"어메 이게 누구다요. 박씨어르신 아닌가랍. 아버님 어머님 다 건강하시지랍?"
안부를 여쭈니
 
"자네 덕분에 다 건강히 잘있는디. 다른것이 아니라 작년에 자네가 작업해간
우리 밭들 말이여. 다른사람한테 넘기는것 보다 같은 가격이면 용기 자네헌티
넘기려고 그러는구먼. 우리 아들 결혼헐때 다른사장들은 이핑계 저핑계대며
돈을 빌려주지 않았는디 자네는 말이여. 아무 조건없이 사정 이야기를 혔더니
바로 통장에 천만원을 빌려줬잖여. 대파 농사지어 갚는디 이자도 없이
원금만 받고 그 은혜를 어찌내가 잊겠는가 이렇게 나마 고마움을 갚는것이
이 늙은이 보람이지."하시며 직접 촬영한 대파 사진을 제 폰으로 보내는데
정말 실하니 잘 키웠습디다.
 
생각보다 싼 가격에 대파밭 전체를 저에게 넘긴다고 하시기에 한두번 거래하신것도 아니고
저에게는 부모님같은 분들이시기에 바로 통장에 입금해드리고
고부댁 정읍댁 어르신들께 소식을 전하니 뭐가 그리 좋으신지
다들 저희 집에 찾아오셔서는 기뻐하며 겁내게 좋아헙디다.
 
사실 60~70대 어르신들이 하루벌이 10만원이 적은돈이 아니지요.
그곳 임자도에서 20여일 넘게 일하고 오는데 다들 목돈을 두둑히 벌어 집에
모시고 갈때는 제 자신이 기특하고 대견스럽답니다.
 
고부댁 정읍댁 엄니를 1톤트럭에 태우고 부안읍내 시장에 들여 임자도 섬에가서
먹을 식재료를사서 집으로 와서 이것저것 챙겨 오후 신안 임자도로 출발한 생각을 하니
마음이 즐겁기도 혀고 걱정도 되네요.
아마 이 방송 할때면 신안 임자도 섬에서 우리 어르신들과
 
♪백마강 달밤에 물새가 울어 잃어버린 옛날이 애달프구나...♪
노래를 부르며 대파 작업을 하며 이방송 듣고있을겁니다.
 
두분 돈 많이 벌고 우리 어르신들 몸건강히 잘 계시다 오시라고 빌어주지 않을래요?
 
저요. 무슨복이 이렇게 많은지 우리 어르신들과 사는게 그저 신나게 즐겁거든요.
전주 여성시대가 있어 사는게 행복한 애청자 김용기 올림.
 
추신
요즘 할일도 없고 혀서 금요일날 방송국에 놀러갈려고 했는디 사는게 뜻대로 안되네요.
임자도 다녀와서 한번 찾아뵐게요.
작가님 우리 어르신들과 허민 백마강
고봉산 해운대 엘레지 이곡중에 한곡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