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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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내밀려면 이정도의 성의는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며칠전 친정에 갔을때이다.
아무것도 사가질 못해서 엄마랑 시장에 갔다.
시장은 늘 찾고 싶은 곳은 아니지만 정겨운곳은 맞다.
요즘 제철을 맞은 쭈꾸미가 생선가게마다 날 좀 사다 잡숴봐~ 하는듯 판을 친다.
오사게도 비쌈시롱.ㅠ
하긴 해마다 쭈꾸미철이 시작되면 이 가격을 하곤 했지만.
점심으로 제철 맞은 바지락으로 칼국수를 끓여 먹자며 내가 바지락을 샀다.
엄마는 귀찮고 힘든데도 밀가루로 반죽해서 칼국수를 직접 만들어 먹자신다.
나는 힘들어서 수제비나 칼국수 반죽은 딱 질색인데.
힘들고 귀찮으니까 마트에서 만들어진거 사다 먹자고 우기는 딸과
비싸기만하고 맛도 없다시며 만들어 해먹자고 하는 엄마랑 실랑이가 벌어졌다.
엄만 결국 병원에 가게에 시장구경 다니느라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결국은 맛없는 소면으로 바지락국수를 해먹었다.ㅠ
바지락은 역시 칼국수인데.ㅎㅎ

어시장 구경을 하다보니 때없는 엄마 엄마 할것 같은 너무도 작은 생새우가 군침을 돌게 했다.
양쪽에서 나란히 팔고 있었지만 같은 값인데 양이 더 많은곳으로 갔다.
2kg에 만원이라고해서 호박넣고 찌개도 끓여 먹고 삼삼하게 소금을 뿌려서 상추쌈을 해먹으면
맛나다고해서 상추쌈도 해먹고하려고 샀다.
생새우를 파는 할매는 연세가 지긋해 보이셨지만 말씀을 끊임없이 어찌나 잘 하시던지.
우리고향 사시는 아줌마가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셨었다고 엄마가 말씀해 주셨다.
할머니는 그분이 당신에게 장사하는 요령 비법을 전수해 주셨다고 칭찬을 늘어 놓으신다.
엄마도 할머니도 잘알고 계시는분이라고 그분의 남편과 자식이야기까지 한참을 주고 받으신다.
나는 옆에서 할머니가 팔고 있는 생선만 바라보고 있었다.
몇가지만 팔고 계셨다.덩치가 작고 등딱지에 점이 박힌 너무 단단해서 독게라는 이름을 가진 독게와
자반고등어 생새우 등등.을 팔고 계셨다.
어떤 이야기 끝에 할머니는 전화하라시며 명함을 주신다고 하시며 전화기
옆에서 무언가를 찾고 계시길래 나는 진짜로 일반 명함을 주실걸로 생각하고 기다렸다.

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잘 묻는 편이다.그 이유는 구냥이다.
때로는 언니혹은 오빠라고 호칭을 편하게 부르고 싶어서다.
할머니 연세는 올해 78세인가 79세라고 하셨다.
할머니는 내게 명함을 주시면서 내가 일일이 다 썼어.하시며 미소와 함께 명함을 주신다.
그 연세쯤이면 한글도 못 쓰시는분도 많은데 당당하게 친필로 당신의 명함까지 만들정도면
정말로 멋진 할머니심에 틀림없다.
나 역시도 정성이 가득 담긴 성의 있는 명함을 미소로 받아 들었다.
너무도 정겹다.
팔순을 코앞에 두신 할머니의 친필로 쓴 명함이라니.
이 얼마나 값진 명함이던가.이런 명함이라면 잘 보관할듯싶다.^^
명함의 맨위는 할머니가 좌판을 벌리고 파시는 생선가게의 상호와 가게위치인것 같다.
그런데 합동상회앞동문?그런데 동문은 뭐지?
나는 금새 이 동문이라는 말을 알아 차리게 되었다.
부안의 어시장을 들어서는 문이 사방으로 열려 있는데
바로 할머니가 장사하는곳이 어시장 입구쪽인데 동쪽을 향하고 있어 동문이라고 하는것 같다.

할머니명함을 보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러고보니 어시장 가는길은 동문 서문 남문 북문 어느문으로건 어시장을 갈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명함은 해석이 필요해 보인다.ㅎㅎ
잡종 다 붕어 독게 꽃.
할머니가 명함을 주시면서 미리 해석을 해주신다.
실은 할머니는 붕어만 전문으로 파셨는데 요즘 붕어가 잘 잡히지 않아 바닷것을 팔고 있노라 하셨다.
할머니는 할머니 자신에 대해 홍보도 하신다.
나는 바닷가 살아서 뭐가 언제 나오고 어떻게 해먹는지 잘알어.하시면서 생새우 사다가 삼삼하게
소금간해서 상추쌈을 해먹을건데 우리 엄마가 물에 한번 씻어서 할거라니까 할머니가 팔짝 뛰시는
말씀을 하시면서 물에 씻으면 다 녹아 버려서 절대 안된다면서 그냥 소금간을 하라고 신신당부하신다.
엄만 더러워서 한번 씻으려고 한다시니까 아니라고 깨끗하다며 손수 생새우를 집어 드시면서
맛보라신다.달다고.ㅎㅎ우리 엄마도 맛을 보시고는 정말로 달다고 하셨다.
생새우에 소금간을 하는 방법도 이양에 이정도의 소금을 넣으라며 간하는 비율까지 가르쳐 주셨다.

잡종 다 라는 말은 여러가지 생선이 다 있다는 말이고.ㅋㅋ
붕어는 붕어도 있다는 뜻이고.
독게 꽃은 꽃게나 독게를 말씀하시는 듯.^^
말씀 하시는걸 나만큼이나 좋아하시는지 끝없이 하신다.ㅎ
재미 있으시다.ㅎ
엄마랑 나랑 이 할머니네도 단골할것 같다.^^
할머니~
오늘도 생선 많이 파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