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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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잎으로 싸서 찐 송편과 내몫의 개떡)

엄마는 추석을 며칠 앞두고 맏사위가 부탁했다며 송편을 빚자고 오라신다.
잉!언제 부탁했대~
그것도 시판용처럼 주먹만하게.
나는 빵이나 떡을 몇가지쯤 먹기는 하지만 만드는데는 솜씨의 실종으로 인하여 싫다.
재미가 없으니 지루하기까지하다.
그런데 엄마를 도와드려야만한다.다행히다 주먹만하게 크게 만들자시니.
솜씨가 실종된 나는 뜨개질도 같은양의 실을 가지고도 우짜자고 그렇게 크기가 작거나 커지는지 모르겠다.
엄마랑 떡이나 빵을 만들때도 마찬가지라서 솜씨가 없으니 더더욱 만들기가 싫은게 아닌지.
엄만 모싯잎과 쑥을 섞어 반죽을 하셨다.소는 돔부라는 콩류를 익혀 으깨지 말고 통째로 넣어달라는
구체적인 주문을 한 엄마가 가장 편하게 여기는 사위의 부탁을 들어주신다.
나는 송편을 먹으면서 아무리 맛을 음미해봐도 개떡이 자꾸만 손짓해서 송편과는 친해지질 않는다.
가만생각해보면 내안의 혀란놈이 웃기는놈 같기도 하다.
개떡은 순수 반죽만 늘어내어 찐 떡이고 송편은 개떡의 반죽에 소까지 추가한 떡인데 우째
내 입맛은 이리도 요상한지 나도 의문이다.ㅋ
송편을 먹으면 소가 입안에서 겉돈다할까 밖으로 내몰고 싶은 심정이랄까?ㅋ

하지만 개떡은 입에 착착 감긴다고 해야할까?
입안을 행복하게 해주고 혀를 춤추게 하는 감칠맛을 나게 하는것 같다.
체크무늬쟁반의 송편과 나뭇잎무늬의 송편은 엄마와딸의 솜씨이다.
떡색깔은 빛때문에 달라 보일뿐이고 체크무늬쟁반에 놓인 떡 색깔이 진짜 떡 색깔이다.
엄마는 내게 엄마것보다 더 예쁘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해주신다.
ㅎㅎ떡 만들때보다 그게뭐냐며 너무 크다고 늘 핀잔같은 한 소리를 듣곤 했는데
진짜 처음으로 엄마한테 칭찬을 들은것 같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칭찬은 어깨가 으쓱.얼굴엔 금새 환한 미소가 맴도는것 같다.
ㅋㅋ오늘 엄마께 칭찬을 받은 이유는 엄마가 나의 명품(ㅋ)솜씨를 잘 아시기에 내게 맡겨두면
무작정 커질까봐 엄마가 선수를 치신것 같다.
반죽을 일정하게 길게 만들어 똑같은 크기로 잘라 놓으신다.그럼 모양이 약간 동그랗게 생기게된다.
나는 그걸 한개씩을 집어 송편을 빚은것이다.그래서 나름 일정한 크기가 된것 같다.푸하하.
아님 크기가 작았다가 컸다가 볼만 했을텐데.ㅋ
앞서가는 울엄마.유머짱인 울엄마.역시나 인생선배님이시다.ㅎㅎ
여동생과 조카아이가 송편을 만들겠다고 오겠다고 했다는데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오후 늦게라도 온다길래 만들기를 좋아하는 조카에게도 송편빚기 체험하라고 조금 남겨 놓고는
내가 좋아하는 개떡 한장을 만들었다.

송편 두개를 빚을 양으로 개떡 한장을 만들었다.
엄만 개떡도 소주병 궁둥이만하게 밖에 만들지 않으신다.
하지만 나는 엄마랑 반대다.
개떡은 역시 무조건 커야 제맛이고 먹음직 스러움을 강조한다.
그래서 내가 먹을것이기에 큼지막하게 만들어서 ㅎㅎ찌자 마자 내입으로 직행했다.
엄만 개떡을 만들때마다 나는 늘 크게를 고집하고 엄마는 작게를 고집하셔서 서로 옥신각신하곤한다.
엄만 내게 그게 뭐냐?떡이 얼굴 다덮겠다는둥 이불만 해서 덮고 자야쓰것다하시고.ㅋ
나는 엄마께 에이그게 뭐야 쪼끄매갖고 개떡은 커야 맛나고 먹음직스럽다고 우기곤 한다.
엄마와딸은 떡을 만들때마다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ㅋㅋ
그렇지만 엄마의 어린시절이며 고생했던 이야기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면 어느새
그 바위덩어리만했던 떡반죽은 반달을 닮은 송편이나 보름달을 닮은 개떡으로 탄생하여 군침이 돌게한다.
망개잎(청미래덩굴의잎)을 이용하여 떡을 찌는 이유는 뜨거운 떡을 솥에서 꺼낼때도 좋고
소쿠리에 달라붙지 않아서 좋고 먹을때도 손에 묻지 않으니 좋아서 엄만 늘 떡을 찔때는 망개잎을 이용하신다.
참고로 망개잎으로 싸서 떡을 찌면 천영방부제역할을 하기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아 오래 보관 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