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평소 내일처럼 일을 돌봐주시는 어머님들을 모시고 여수로 해서 진도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평소 농사짓는 쌀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말랑말랑한 인절미도 하고 이것저것 음식이며
과일을 차에 싣고 신나게 달리는데
 
"아따 겨울철이라 일도 없고 집구석에만 있응께 답답해 죽을뻔 했는디 우리 늙은이들
여행도 시켜주고 고마운디 이 기분 살려 인수아빠가 먼저 노래한곡 해봐."하시기에
 
"그럼 지가 노래한곡 불러볼께랍."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날 안동역 앞에서...♪노래를 부르자
다들 박수를 치며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눈이...♪노래를 부르며 가다보니
여수에 도착해 오동도 입구 포장마차에서 어르신들과 뜨끈뜨끈한 국물에 어묵을 사먹고
어묵값을 지불 하려는데 이게 뭔일이랍니까 아무리 관광지가 물건값이 비싸다지만
어묵 한개에 이천원을 달라지 뭡니까. 20개를 먹었으니까 4만원 어이가 없고 기가막혔지만
할수없이 지갑에서 4만원을 꺼내 주려는데 갑자기 고부댁에 4만원을 뺏어서는 나에게
2만원을 호주머니에 넣어주더니
 
"어메 참말로 이게 무슨 경우없는 짓거리다요. 시상에나 아무리 관광지라지만 이거 어묵한개에
2천원을 달라고 했소? 이거 순전히 칼만 안들었지 완전 거시기로구먼. 만원만 줄까 허다가
관광지라 물가가 좀 비싼가보다 생각혀서 이만원 줄랑께. 이돈 2만원 안받으려면 나랑 시방
경찰서로 갑시다."하니까 주인이 눈치를 보며
 
"아따 그려랍. 이깟일 가지고 무슨 경찰서까지 간다고 그런다요. 이만원 주시고 후딱가시기랍."합디다
이 와중에 붕어빵 하나를 들고는 입에 넣어주시며
 
"아이고 참말로 용기 자네는 등치는 소잡아먹게 생겨가지고 그렇게 물러터졌당가 따질것은 따지고
넘어가야지 나땜시 이만원 번줄 알어."우리 어르신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오동도가 보이자
환호성을 지르며 다들 좋아하시더군요. 다리가 아프니까 관광객를 실어 나르는 특수 제작한
열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시며 극구 20분넘게 걸어 오동도 숲에 도착하자
흐트러지게 꽃망울을 맺고 하나둘 이쁘게 핀 동백꽃을 보며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가지고간 카메라로
동백꽃 나무앞에서 사진도 찍어주는데 번갈아 저까지 기분이 좋습디다. 오동도 동백꽃 구경을 마치고
점심때가 되어 바지락죽 한그릇을 만나게 먹고 다음 여행 목적지는 완도로 신나게 달려
완도 다리를 지나가는데 우리 어르신들
 
"아따 여그가 티비서만 보던 그 진도 다리인가 보네. 참말로 멋지구먼."어찌나들 좋아하시던지
완도에 도착해 관망대에 올라 휘몰아감도는 물살을 가르키며
 
"어르신들 저그조께 보시랑께요. 저그 무섭게 물살이 감도는 곳이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싸워 승리를 한곳이랑께요."하니
 
"어메 저그가 이순신 장군이 왜놈들과 쌈질했던 곳이구먼. 물살이 무섭게 휘몰아 치네. 아이고 참말로
쳐다만 봐도 겁나게 무섭구먼."하시며 한동안 아무말씀도 안하시고 쳐다봅디다."이곳 부안은
한 겨울이지만 그쪽 진도는 완전 봄입디다. 온 밭에 대파와, 실한 배추며, 시금치가 제철이고
겁내게 따뜻합디다. 진도에서 어르신들께 김 한통씩 사고 미역 한통씩 선물로 사드리고
차를 돌려 부안 집으로 달리는데 어르신들 조금전 모습은 어디로 가고 피곤했었는지 정읍댁은 코까지
드르렁 골며 주무시는 모습을 힐끔 보는데 이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디다.
 
올해도 우리 어르신들 그저 건겅하시고 제 곁에 오래오래 계셔주길 빌어봅니다.
 
p.s
그날 우리 어르신들과 신나게 불렀던 진성/안동역에서 아니면 보릿고개 두곡중에 한곡 부탁합니다.
 
부안에서 애청자 김용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