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특집 보도) 예산 15%가 '고향기부금'..젊은층 늘었다
2023-02-06 337
김아연기자
  kay@jmbc.co.kr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 앵커 ▶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우리보다 15년 앞서 이 제도를 시행한 일본 현지를 취재한 전주MBC 특집 보도. 


오늘은 일본의 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 고향납세를 통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김아연 기자가 전합니다.


◀ 리포트 ▶

일본 남부 미야자키현에 위치한 미야코노조시.


고급 소고기로 꼽히는 '미야자키규'의 대표 산지입니다.


인구는 약 16만.


주민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65세가 넘은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유독 젊은이와 아이들로 가득한 곳이 있습니다.


주말 저녁까지 불이 환한 이곳은 지역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마루마루'입니다.


[아오이, 모카, 마아야 / 중학생]

"(오늘 여기 왜 온 거예요?) 조용하게 공부하려고 왔습니다."


머물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도서관뿐만 아니라 미술관과 영화관, 호텔과 상점,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육아 센터까지,


과거 백화점이 문을 닫고 쇠퇴하던 중심가에 이런 시설이 지어진 건 '고향세' 덕분이었습니다.


[이와시타 / 초등학교 교사]

"고향세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정말 많이 모이고 즐기는 곳입니다."


[카이 / 지역 주민]

"육아 센터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시간 있을 때마다 옵니다."


미야코노조시가 최근 1년 동안 고향기부금으로 걷은 돈은 146억 엔, 우리 돈으로 약 1,400억 원.


시 전체 예산의 15%나 됩니다.


미야코노조시는 일본 내 천700여 지자체 가운데서도 늘 고향납세 기부액 1~2위를 다투는데요.


답례품 전쟁에서 우위를 점한 비결은 제도 초기 기부자에게 주는 답례품을 특산품인 '고기와 소주'로 한정하고 홍보한 데 있었습니다.


[이케다 다카히사 / 미야코노조시 시장]

"고기와 소주 모두 일본 내 생산량 1위 인데요. 미야코노조 하면 '고기와 소주'를 떠올릴 수 있도록 그 두 가지에 집중했습니다."


전국적인 지명도가 높아진 이 '고기와 소주의 마을'은 이제 방문해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관광 상품으로 또 다른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마다 도모미, 하마다 모에 / 관광객]

"시설도 좋고 미야자키시에는 없는 meat ticket(미야코노조시의 관광 상품권)이 미야코노조시에는 있어서 자주 옵니다."


'고향세'라는 새로운 재원은 어디에 쓸까.


[김아연 기자] 

"미야코노조시는 기부자들이 기부금을 낼 때 어디에 사용할지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기부자들은 기부금을 육아나 교육 분야에 써달라고 했습니다."


중학생 해외교류 사업이나 도서관 도우미 채용 등 미래 세대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입소문이 나면서 2013년 단 한 명이었던 이주 인구는 재작년 362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놀랍게도, 이주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이었습니다.


[신도우 씨 가족(지난해 이주)]

"저희는 육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1-2년 정도 찾아보고 이 곳 미야코노조시로 (이주를) 결정했습니다."


정부의 진정성, 그리고 지역의 기획력이 전제된다면, '고향납세'는 지역으로 돈과 사람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임을 미야코노조시의 사례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 김유섭

그래픽 : 문현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