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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010'으로 온 이유.. "국내번호로 바꾸는 중계기 있었다"
2023-05-15 305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사진출처 : 경기남부경찰청

국내 휴대전화 번호 '010'으로 시작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전화나 문자가 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이 국제전화나 '070'으로 시작되는 번호로만 온다고 믿는 사람들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한 신종 수법입니다. 


이는 국제전화를 국내번호로 바꾸는 '전화금융사기용 중계기'를 이용한 것인데, 이를 설치하고 관리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기남부청은 오늘(15일) 전기통신법 위반 등 혐의로 중계기 공급 국내 총책 A 씨 등 14명을 구속했습니다. 


A 씨 등은 지난 1월부터 중계기 375대를 제작하고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수도권 13곳,  전라권 15곳, 경상권 10곳, 충청권 6곳 등 모두 44곳에 분산 설치했습니다.  


이들이 설치한 중계기로 인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경찰에 확인된 것만 46억 원 상당, 피해자는 18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A 씨 등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중계기를 설치했는데, 고속도로 휴게소 내 차량 트렁크나 아파트 지하, 상가 옥상 등 인적이 드물어 적발이 어려운 곳이 표적이 됐습니다.


풀밭에서 태양열을 이용해 중계기를 운영하거나, 건물 옥상의 이동통신사 중계기 바로 옆에 통신사 부품을 가장해 설치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A 씨 등이 중계기를 전국에 광범위하게 깔아두면, 해외 총책 B 씨는 이를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대가를 받고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 등은 대부분 중국 교포들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B 씨 등의 신원을 특정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건물 옥상 분전함 또는 아파트 계단 등에 중계기를 위장 설치한 불법 중계소가 무인 운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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