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달리던 택시에서 기사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사건이 적지 않아 운전기사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블랙박스 설치가 의무화돼 취객의 난동이 영상에 고스란히 잡혀 심각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호벽 설치가 의무인 시내버스와 달리 택시는 아직도 물리적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자정을 넘긴 야심한 시각, 택시에 승객 한 명이 올라탑니다. 

400m 떨어진 사거리로 가달라는 요구, 

승객의 말이 이상해 택시 기사가 목적지를 다시 묻자 다짜고짜 시비를 겁니다. 

[40대 승객]

"우아동 홈플러스. (여기요?) 그럼 여기지 저기예요?"

기사가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정차한 순간, 

남성은 건너편에 내려달라며 운전자를 위협하고, 수차례 주먹을 휘두릅니다.

[40대 승객]

"그러니까 앞에서 내리라고, XXX아 XX버리기 전에."

경찰에 신고한 택시기사가 달아나는 남성을 제지하자 또다시 주먹질이 시작됩니다.

지난 20여 년간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와 산전수전을 다 겪었지만, 이제는 야간 운전이 두렵습니다. 

[피해자]

"새벽에는 무서워요. 술 취한 분 들 있으면 피해 다니고 잘 안 태우려고 그래요.. 운전을 해야 먹고 사니까, 또 해야죠.."

이 같은 운전자 폭행은 전북에서만 최근 3년간, 매년 1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승객의 위협을 막을 대안은 마땅치 않습니다. 

[전재웅 기자]

"증거 확보에 용이한 블랙박스가 내부를 촬영하고 있지만, 물리적인 폭행을 직접 막을 장치는 없습니다."

해외처럼 보호벽 설치가 거론되고 택시 업계도 안전 대책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치 비용이나 운전자 불편 때문에 현실화가 어려워 한밤중 택시기사들의 불안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