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화) 책방에가다

노벨문학상의 작가 오르한 파묵의 신작 < 빨강 머리 여인 > 입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벌어진 비극을 다룬 신화로는 ‘오이디푸스’가 유명하지만, 

페르시아 고전 ‘왕서’에서도 전쟁터에서 아들 쉬흐랍을 모르고 죽인 뤼스템의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두 가지 신화를 모티브로 합니다. 

이스탄불에 사는 고등학생 젬은 어느 날 아버지가 사라지고 가정의 생계가 어려워지자 학비를 벌기 위해 우물 파는 일을 하러 왼괴렌으로 떠납니다. 

젬은 우물을 파는 기술자 우스타에게서 기술을 배우고, 신화와 사실이 뒤섞인 이야기를 들으며 천천히 그를 아버지처럼 여기기 시작하는데요. 

어느 여름날 이들 앞에 유랑극단의 여배우로 활동하는 빨강 머리 여인이 나타나면서 사건이 빚어집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로 주목을 받은 김금희 작가의 신작입니다. 

책 제목은 < 경애의 마음 >, ‘경애’는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고, 사랑하고 공경하는 감정.. 이중적인 의미죠. 

반도미싱의 영업팀장인 공상수와 팀원 박경애. 두 사람이 주인공. 일찍 어머니를 잃고 정치인 아버지, 폭력적인 형과 불화했던 상수는 대학 입시에도 번번이 실패했고, 

회사에도 ‘아버지의 이름’으로 겨우 들어간 인물입니다. 

그런가하면 노조 파업에 동참해 삭발까지 했던 경애는 회사는 물론, 파업 중 일어난 성폭력을 문제 삼았다는 이유로 노조로부터도 배제의 대상이 된 인물인데요. 

얼핏 연결점이 없어보이는 두 사람에게 공통분모가 있엇는데, 바로 고등학생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으로 각각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거죠.

그리고 두 사람에게는 또 다른, 알지 못했던 시간에 함께 나눈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타인과 나누는 공감, 

그게 바로 삶에 대한 경애의 마음이 아닐까... 치열한 삶으로 돌아갈 것이 예정된 휴식 기간 동안 이런 소설 한 권 읽어두면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