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4(화) 책방에 가다

소개해주실 책은?

김은성 작가의 ‘내 어머니 이야기(애니북스)’ 입니다. 

 

이 책은 4권 전권이에요. 8년 연재 끝에 2014년에 전권이 책으로 나왔다가 절판됐었는데 이번에 편집과 디자인을 고쳐 새롭게 나왔습니다. 

작년에 소설가 김영하씨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세상에서 사라져서는 안 될 책’으로 추천을 하면서 화제가 됐었어요. 

그 붐을 타고 복간이 된 게 아닌가 싶은데.... 마흔에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딸은 어느 날 문득 엄마가 궁금해집니다. 

큰 기대 없이 ‘엄마 어릴 때는 어땠어?’ 청한 이야기에 깜짝 놀라게 되죠. 

아, 이건 기록해야 하는 역사구나... 어머니 복동녀씨는 1927년 함경남도 북청 출신인데요. 흥남 철수 때 남으로 피난 오면서 가족과 헤어져 이산가족, 실향민이 됐죠. 

먼저 사망한 장남을 포함해 6남매를 슬하에 뒀는데 김은성 작가는 그중 막내딸이구요. 

북한에서 20여 년 살고 넘어와 남한에서 60여 년 살고 있습니다. 1권은 복동녀씨의 엄마, 작가에겐 외할머니죠, 이초샘씨가 처음 시집오는 1908년부터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해 4권까지 오면 2013년. 무려 100년 넘는 기간의 개인사이자 가족사, 생애사가 펼쳐집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스토리로 또 그림으로 담아냈는데 여든이 넘은 어머니가 이토록 기억이 생생하다는 것에 놀라구요. 

또 어떤 드라마나 장편소설보다 더 재밌어서 놀랍니다. 당시 생활 모습이나 풍습, 이런 것도 세세하게 담겨서 민속 박물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김영하 작가가 왜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어요. 읽다 보면 나와 내 어머니, 할머니가 계속 오버랩되기도 하구요. 처음에는 어머니의 진한 함경도 사투리가 익숙치 않아서 진도가 

잘 안 나가는데,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문맥으로 해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