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7(화)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 좋은 날에도 외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도 연장되면서, 이제는 집에서 어떻게 이 위기를 슬기롭게 보낼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좀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 뭐 없을까 하다가 찾은 신간 도서를 들고 왔습니다. 

바로 소설가 박상영의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라는 에세이입니다. 

 

한줄로 요약되는 어떤 짠함과 격한 공감이 있죠. 

이 책을 쓴 박상영 소설가는 직장 생활과 집필을 병행하는 '투잡'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꼭 굶고 자야지' 하고 결심하면서도 매일 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잠에 드는데요. 

직장인이라면, 혹은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이 있다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달고 짠, 단짠단짠한 이야기입니다. 

 

만원버스에 몸을 구겨넣고 50분이 걸려 도착한 회사 앞에서 박대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출근 보다 더 싫은 게 존재할까?" 

8시 40분에 회사에 도착했지만 곧장 들어가지 않고 1층 커피숍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켜 먹다가 9시 정각이 되어서 사무실 의자에 앉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를 본 나이 많은 동료가 이렇게 충고하죠. 

"어이 박대리, 출근시간이 9시라는 건 9시까지 오라는 게 아니라 15분 정도 일찍와서 9시까지 준비를 마치라는 거야." 

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죠. 

"그럼 근로계약서에 8시 45분이라고 써 놓던가." 

회사에서는 그를 9시 정각 출근, 6시 정각 퇴근하며 미국식으로 일한다고 해서 

마이클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데요. 그런데 그가 소설가라는 건 아직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소설 마감이 다가올 때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 커피숍에서 소설을 쓰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성실한 면도 갖췄지만, 자기 전에는 야식으로 폭식하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비만인이 되어버린 웃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88년 태어난 박상영 소설가는 광고 대행사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고 밝혔는데요. 

2016년 등단하고 더 이상 출퇴근은 없을 줄 알았으나 생활고는 개선되지 않았고 계속 회사를 다니며 글을 썼습니다. 

현재는 그토록 염원하던 전업작가로 살고 있고요. 

지은 책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대도시의 사랑법>이 있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로 젊은 작가상 대상, 허균 문학 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