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4(수) 송미령의 경제수다

 오늘은 어떤 경제이야기를 준비하셨나요?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릴 만큼 가입자가 많은 실손보험, 앞으로 실손보험 청구가 간소화될 예정인데요, 이 논의가 시작된 지 무려 14년 만에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까지는 통과된 상황입니다. 

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윤 대통령이나 민주당 모두 정책과 공약으로 채택할 만큼 여야가 함께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본회의까지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하지만 아직도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아서 오늘은 그 쟁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Q. 보험청구를 어떻게 간소화시킨다는 건가요 ? 사실 저도 귀찮아서 청구 안할때도 있었는데요

실손보험 청구를 간소화한다는건요, 병원과 보험사 간 데이터를 연계하고 개방해서 보험 가입자가 별도의 서류 준비 없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건데요, 즉 보험가입자가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보험금 청구를 끝낼 수 있다는겁니다. 지금은 보험금을 타려면 보험 가입자가 일일이 서류를 종이로 받아서 우편이나 사진으로 보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일일이 서류를 챙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절차도 번거롭고, 또 청구해도 나오는 돈이 적어서 실제로 이용자들이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이렇게 안 타가거나 못 받는 보험금이 연간 무려 2천억에서 3천억원정도 된다고 합니다. 

 

Q. 간소화하면 보험가입자 입장에서는 편한건데, 14년이나 끌어온 이유가 뭔가요?

이렇게 늦어지는 것은 의사단체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인데요, 의사 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은 간소화를 하게되면, 보험사가 수집한 개인의료정보를 악용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거나, 보험 가입을 제한한다던지 또는 갱신을 거절하거나, 또는 갱신시 보험료 인상의 자료로 사용해서 오히려 국민들에게 손해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얻은 의료정보를 가입자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쓸 거라고 우려하는거죠.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의료계의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청구가 간소화되다 보면 의료 데이터들이 많이 쌓이고 그렇게 되면, “비급여 항목”이 전부 노출돼서 가격 통제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전산화되는 걸 꺼린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Q. 그럼 보험회사 입장은 어떤가요 ?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이래도 이익 저래도 이익일거 같은데요 ?

네, 일단 보험회사들은 찬성하고 있는데요,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가 간소화되면 이전보다 실손보험 지급 액수가 늘어날 거기 때문에 단기간 손해율은 올라갈 수는 있지만, 하지만 보험업계는 과잉진료를 막고 실손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고객들의 보험사에 대한 불신을 줄이려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예를들어 백내장 수술의 경우 병원마다 치료비용이 천차만별이죠. 그래서 보험사와 고객 모두 적절한 수술비가 얼마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운데요. 그런데 실손보험 청구가 간소화 되면 어느정도 평균 수술비가 형성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도 수월하고, 과잉진료를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보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