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이 책의 부제는 이렇습니다. '희귀 서적 수집가가 안내하는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저속하며 발칙한 책들의 세계.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눈을 의심하면서도 책장은 끊임없이 넘어갑니다. 책 제목은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위대한 고전의 반열에 오르지 않은 책들, 즉 연구되고 증쇄되고 회자되지 않는 바람에 

세상에 딱 한 권씩만 남게 된 책들, 그중에서도 너무나 이상해서 책의 역사에서 금세 사라지고 추방된 책들만을 모아 소개합니다.

책은 기상천외한 책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장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가장 큰 미덕은 책에 대한 통념과 기준을 마구 흔들어 놓는다는 점. 이를 통해 읽는 행위의 의미와 무의미, 또 그 유익함과 해로움의 경계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어떤 기상천외한 책이 소개될지 궁금하네요.

'해리 포터'에 나오는 마법 책이라도 있나 싶은데, 책을 펼치면, 정말 그렇습니다. 

먹거나 입을 수 있는 책, 사람의 피와 살로 만들어진 책, 악마를 소환하는 책, 너무 길어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책, 너무 커서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모터를 동원해야 하는 책, 

너무 작아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책, 살상을 저지르는 책, 그리고 사람의 목숨을 구한 책….

저자가 수집한 남다른 사연이 깃든 책들은 물론, 난생처음 보는 형태와 크기, 독특한 용도의 책들의 사진이 빼곡합니다. 

15세기 이탈리아의 한 공작은 권총을 품은 기도서를 지니고 다녔습니다. 

책갈피처럼 보이는 방아쇠가 비단 실로 감싸져 있고, 책을 덮어야만 발사되도록 설계됐습니다.

급할 땐 변기가 되는 책도 있습니다. 1750년 프랑스에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 애서가를 위해 만들었다는데요. 표지엔 '저지대 국가의 역사'라고 새겨져 있고, 

가죽 장정본을 펼치면 휴대용 변기가 완성됩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책들이네요. 저자는 어떤 분일지?

희귀 서적상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고서와 친숙한 저자 '에드워드 브룩-히칭'. 영국의 작가 겸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활동 중입니다. 

지도상의 오류에서 비롯된 허구의 장소를 소개하는 <유령 아틀라스>, 

지구상에서 사라진 스포츠 종목을 살펴보는 <여우 던지기, 문어 레슬링 그리고 잊힌 스포츠들>로 찬사를 받은 이후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으로 또 한 번 사라지고 잊힌 것들에 관한 빛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매혹적인 이야기와 함께 큼지막하게 수록된 삽화들도 인상적인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거대한 도서관 안을 거닐듯 눈이 바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