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7(목) 장승호원장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준비해 오셨나요?

A: 네, 오늘은 [신체질환에 동반되는 정신증상]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중년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분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중 하나가 바로 ‘건강’입니다. 아직 큰 병을 겪는 건 아니더라도, 일과 가정에서 오는 무게감 때문에 늘 피로하고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죠. 몸 상태가 조금만 안 좋아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그러다 실제로 병이 생기면

그 고통은 단지 개인의 괴로움에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중년기에는 암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의 발생률이 20~30대에 비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Q: 암이나 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 질환들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A: 네, 신체질환은 정신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줍니다. 물론, 아프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생활의 불편함, 미래에 대한 걱정도 원인이 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질병 그 자체나 치료를 위한 약물, 신체 내부 변화가 정신과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서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변화가 생기는데, 이 변화는 피로감은 물론, 우울증이나 인지 기능 저하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만성적인 통증이 계속되면 불면증, 불안, 우울과 같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정신증상들을 주의해서 봐야할까요?

A: 불안과 초조는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가벼운 불안과는 차원이 다른데요, 입원 중 병원을 뛰쳐나가려고 하거나 갑자기 치료를 거부하며 이유 없이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엔 환청이나 편집증적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서 전문적인 상담과 함께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도 혼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요, 가벼운 경우는 날짜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정도지만, 심할 경우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Q: 심한 경우 정신질환으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A: 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문제가 바로 우울증입니다. 중증 질환이나 만성 질환을 겪는 분들 대부분은 자신의 상황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그 과정에서 깊은 우울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이 시기의 우울증은 자살 시도의 위험성을 높일 정도로 심각할 수 있고, 신체질환에만 집중한 나머지 우울증을 놓치는 경우도 많아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불면이나 식욕 변화, 신체화 증상처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정신과적 증상들은 기존의 신체질환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무너지면 몸의 회복도 더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느끼는 피로, 불안, 무기력함이 정신건강의 적신호일 수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