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6(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의 주제는요?

오늘은 지난 8월 6일 부산지검과 부산본부세관이 합동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대규모 코카인 밀수 사건을 다뤄보겠습니다. 

사건 자체는 지난 5월 10일에 적발된 건데요. 중남미발 정기 화물선의 컨테이너 안에서 총 600kg의 코카인이 발견됐습니다.

이는 약 2,000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 시가로 3,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부산항 역대 최대, 국내에선 두 번째로 큰 마약 적발 사례입니다.

 

어떻게 찾아낸 거죠?

사건의 시작은 미국 마약단속국이 제공한 첩보였습니다. 부산세관은 우범 컨테이너의 국내 입항정보를 분석해, 5월 10일 차량형 X-ray 검색기를 통해 검색을 실시했고, 

이상 음영을 포착한 뒤 개장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방수 포장된 12개 꾸러미가 발견됐고, 각 꾸러미엔 1kg짜리 코카인 블록이 50개씩, 총 600kg이 숨겨져 있었던 겁니다.

 

선장이나 선원들이 연루된 건 아니에요?

아닙니다. 해당 선박의 선장과 선원 27명을 전원 소환조사했지만, 코카인 밀수와의 직접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사팀은 선박 전체를 조사하고, 컨테이너와 포장 비닐에서 지문 137점을 채취했지만 국내 지문정보와 일치하는 인물은 없었습니다. 

해당 컨테이너는 에콰도르에서 출발해 페루, 멕시코, 일본을 거쳐 부산에 도착했으며,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럼 우리나라로 들어오려던 마약은 아니었군요?

맞습니다. 당초 제3국에서 회수될 예정이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부산신항까지 운반돼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단순한 해프닝은 아닙니다. 2021년에도 아보카도 수입 컨테이너에서 400kg의 코카인이 적발됐고, 2023년에도 두 건의 코카인 밀수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사당국은 부산항이 아시아-중남미 마약 유통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 하필 부산항인가요?

부산신항은 세계 2위 수준의 환적 기능을 갖춘 항만입니다. 

중남미발 정기선의 물동량 중 약 20~30%가 부산을 거쳐 가고, 미국·유럽의 국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마약조직들이 아시아 쪽으로 새로운 유통 경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마약단속국과의 국제 공조도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