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시집은 무엇인가요?

최근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영어판이 미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면서 다시 한 번 크게 주목받고 있는데요. 

한국어로 쓰인 문장이 번역을 통해 세계 문단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꽤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한강 작가의 또 다른 얼굴,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제목부터 좀 낯설죠. 저녁을 서랍에 넣어둔다니.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정말 그런 감정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어떤 부분이 흥미로웠나요?

이 시집은 뭔가를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조용히 느끼게 하는 책입니다. 

큰 사건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니라, 새벽, 빛, 눈, 저녁 같은 아주 작은 장면들을 오래 바라보게 만들죠. 그런데 그게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립니다. 

한강의 시는 크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말과 말 사이, 약간의 침묵 속에서 감정이 스며나오게 합니다. 

 

기억에 남는 문장은?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과 같다.”

이 문장이 오래 남습니다. 슬픔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기도 하고, 

쉽게 닳아 없어지지 않는 감정의 무게를 딱 짚어주는 문장이라서요. 

 

너무 잘 알지만, 한강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한강은 1993년 시로 등단한 뒤 소설가로 더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고, 2024년에는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가 됐습니다. 

2013년 출간한 이번 시집은 그런 한강 문장의 시작점 같은 책입니다. 소설에서 느꼈던 그 조용하고 서늘한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궁금했던 분들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