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OTT(넷플리스) 드라마 ‘참교육’ 많이들 보고 계시죠.
공개 직후 전 세계 25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공개 첫날부터 줄곧 정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교권보호국 감독관이 악성 민원 학부모, 학교폭력 가해자, 비리 교사를 직접 응징하는 내용인데요.
교사들이 눈물 흘리며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드라마가 건드리는 교권 침해 문제를 법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드라마가 이렇게 흥행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드라마를 본 교사들 반응을 보면 감독관이 문제 학생을 제압하는 장면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국가 시스템이 교사 편에 서주는 설정에 더 공감했다는 말이 많습니다.
현실에서는 악성 민원이 들어와도 교사가 혼자 버텨야 하는 구조거든요. 전북교총도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나 촉법인데 아무것도 못하쥬’ 이런 조롱을 듣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장면이 감독관의 격투 장면이 아니라,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자 곧바로 찾아와 끝까지 책임져주는 모습이라는 말도 나오는 이유입니다.
드라마 속 악성 민원 학부모, 현실에서는 어떻게 됩니까?
실제 사례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광주시교육청이 교사를 대신해 악성 민원 학부모 2명을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혐의로 대리 고발했는데, 경찰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해당 교사는 학생 생활지도를 한 뒤 1년 동안 법적으로 다투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학부모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민원 제기 자체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본 겁니다. 드라마에서는 악성 민원 학부모가 기소돼 법정에 서지만, 현실에서 이 문턱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면 학부모가 무리하게 고소를 해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건가요?
책임을 물을 수는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민원 제기나 고소 자체는 국민의 권리 행사이기 때문에 무혐의를 받았다고 해서 학부모의 신고가 곧바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거짓이어야 하고, 신고한 사람도 그 거짓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공무집행방해도 단순히 민원을 많이 넣었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위계나 위력으로 교사의 정당한 업무를 방해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합니다.
결국 사후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민원이 교사 개인에게 직접 쏟아지지 않도록 학교와 교육청이 앞에서 받아주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아동학대 신고 문제도 드라마에서 크게 다루던데요.
그 부분이 현장 교사들이 가장 공감했다는 에피소드입니다.
드라마에서 교사가 “딱 봐도 억지인데 이게 신고가 됩니까?”라고 묻자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가 돼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실제 법 구조가 그렇습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수사기관은 조사를 해야 하고, 교사는 그 과정을 견뎌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교사가 법령과 학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타당하게 학생을 교육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학대행위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교사 입장에서는 무혐의가 나오기까지 몇 달 동안 피고소인으로 조사받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 같은 조직이 현실에서도 가능합니까?
사실 어렵죠. 드라마 속 감독관은 학생과 학부모를 강제 연행하고 압수수색까지 하는데, 이건 행정조사가 아니라 형사수사 영역입니다.
강제처분에는 영장과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고, 공무원에게 체벌권을 줄 수도 없습니다. 현실적인 교권보호 조직은 특별감찰 기능과 피해 교사 지원을 결합한 기관에 가깝습니다.
2023년 교권보호 4법 개정으로 교권보호위원회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고 법률·심리 지원도 확대됐는데요. 다만, 제도가 있어도 교사가 먼저 민원을 견디고 난 뒤에야 움직이면 현장 체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드라마의 인기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그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교권보호 4법도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계기가 됐거든요. 사회적 관심이 높아질 때 제도가 움직인 겁니다.
이번에도 ‘참교육’ 흥행으로 교권 침해 현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교원단체들의 요구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