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0(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늘은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단속 대상 여성의 알몸을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단속팀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사건입니다. 이 여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어제 2심 법원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해 83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1심에서 인정된 800만 원보다 30만 원 늘어난 금액입니다. 범죄를 단속하러 간 경찰이 오히려 기본권 침해의 가해자가 된 사건이라, 법적으로 짚어볼 부분이 많습니다.

 

어떤 사건인지 좀 더 설명해 주시죠.

2022년 3월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 성매매 단속을 나온 남성 경찰들이 들어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알몸으로 있던 20대 여성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고, 그 사진은 단속팀 15명이 모인 단체대화방에도 공유됐습니다. 

경찰은 "사진을 지워달라"는 여성의 요구도 거절했다고 합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3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정신과 상담과 약을 계속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증거 수집이라고 주장했다던데, 법원은 어떻게 봤습니까?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단속 당시 여성이 저항하거나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정황이 없었고, 나체 상태라는 사실 자체가 성매매 혐의 입증에 필요한 요소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노출되지 않도록 피해를 줄일 방법이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비례의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봤습니다.

 

그 사진이 형사재판에서도 문제가 됐죠?

송경한 : 그렇습니다. 이 여성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형사재판에서도 나체 사진은 위법수집증거로 판단돼 증거에서 배제됐습니다영장 없이 동의도 구하지 않은 촬영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른 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에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됐습니다.혐의는 혐의대로, 위법 수사는 위법 수사대로 따로 판단된 겁니다.


온라인에서는 "성매매 자체가 불법인데 왜 국가가 배상하느냐"는 반응도 있더라고요.

그런 반응이 있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구분해야 합니다. 성매매 혐의가 있다는 것과 경찰이 적법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피의자라고 해서 기본권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피해자 본인도 "성매매한다고 국가 기관에서 내 인권까지 침해할 거라 기대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했는데요. 

지원단체 측도 "성매매를 처벌하려면 장부 등 얼마든지 대체 증거가 있다. 꼭 인권을 침해하면서 단속이 이뤄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2014년 통영에서는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20대 여성이 창밖으로 뛰어내려 숨진 일도 있었습니다. 단속 방식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겁니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뭐라고 보십니까?

수사기관도 기본권 침해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판결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사건을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범죄 단속이라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과도하면 위법이 됩니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일수록 법을 더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이번 판결이 다시 확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