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거제 야호"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 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무섭노"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된 이야기입니다.
정치권까지 격론을 벌이고 있는데요. 한쪽에서는 경상도 방언으로 자연스럽게 쓴 말이라는 주장과, 일베식 표현 아니냐는 비판이 맞섰습니다.
언어학자는 이 표현이 경상 방언에서 충분히 쓰일 수 있는 감탄 표현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오늘은 법이 이런 다의적 표현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의혹을 제기하거나 확산한 쪽에도 법적 책임이 생길 수 있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에는 사투리와 혐오 표현을 나누는 기준이 있습니까?
기계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이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혐오 표현이다" 이렇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특정 단어가 다의적이거나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 발화 경위와 동기, 발화자의 의도, 구체적인 맥락을 종합해서 먼저 그 의미를 확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슨 말을 했느냐"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누구에게 했느냐"를 함께 보는 구조입니다.
그러면 "무섭노" 발언 자체는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합니까?
전후 맥락이 중요합니다. 영상 흐름을 보면 PD가 먼저 해당 표현을 썼고, 원이 씨는 대화 흐름상 자연스럽게 받아친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맥락이 뚜렷하지 않고, 경상도 방언 화자가 익숙한 말투로 반응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여론조사에서 20·30대 상당수가 이를 사투리로 인식했다는 점도 참고 자료가 됩니다. 이 표현 하나만으로 곧바로 혐오 표현이나 일베 용어 사용으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혐오 표현 논란이 생기면, 그 표현 자체가 바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겁니까?
우리 법에는 혐오 표현을 직접 처벌하는 별도의 조항이 없습니다. 논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처벌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법적으로는 혐오 표현이라는 평가보다, 그 표현이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의 경멸적 표현인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한 불쾌감이나 오해 가능성만으로 모욕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의혹을 제기한 쪽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까?
송경한 : 그 부분이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할 대목입니다. "저 사람은 일베 회원이다"처럼 사실관계를 단정적으로 적시해서 퍼뜨리면 명예훼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고, 허위 사실의 경우에는 법정형도 무겁습니다.
"일베충"처럼 경멸적 낙인을 찍는 표현은 모욕죄나 민사상 위자료 배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일베 용어처럼 들린다" 정도의 의견 표현도 법적인 문제가 있나요?
송경한 : 단정적 사실 적시와 의견 표현은 구분됩니다. "저 표현이 일베식으로 들릴 수 있다"는 평가나 의견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비교적 넓게 보호됩니다.
다만 반복적으로 조롱하거나, 사실상 낙인찍는 수준이 되거나, 단정적 사실 주장처럼 받아들여질 정도라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법은 단어가 아니라 맥락을 본다는 말씀이군요.
맞습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지역 방언으로 자연스럽게 쓰인 말인지, 누군가를 조롱하려고 사용한 말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집니다.
짧은 영상이나 캡처 한 장만 보고 혐오 표현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혐오를 비판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낙인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