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요?
- 빠르게 허물어지고 자동차 산업의 경계 이야기 입니다. 예전에는 자동차는 자동차 회사만 만드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중국의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만들다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로봇청소기로 유명한 기업들도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철강회사까지 완성차 제조를 검토하는 시대가 된 겁니다. 최근 인도 최대 철강기업 가운데 하나인 JSW스틸이 폭스바겐 인도 공장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동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철강 회사들이 자동차 만들기에 적극적인지 알려주세요.
-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인도의 JSW그룹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포스코와 비슷한 위상을 가진 기업인데요. 폭스바겐 인도 공장의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만약 성사되면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하고 JSW는 자체 브랜드를 붙여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완성차 사업 진출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 철강 회사들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이유는 뭘까요?
-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엔진과 변속기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었지만 전기차는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전자제어 기술의 비중이 훨씬 커졌습니다. 여기에 플랫폼 공유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에서 플랫폼을 공급받고 다른 기업이 디자인과 브랜드만 입혀 판매하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철강회사 입장에서는 이미 차체 소재와 생산 공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로 사업을 확장할 기반은 갖춰져 있는 셈입니다.
-철강 회사들이 만드는 자동차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 가장 큰 장점은 원가 경쟁력입니다. 철강은 자동차 제조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철강회사는 이를 자체 조달할 수 있습니다. 또 철광석부터 철강 생산까지 가치사슬을 직접 보유하고 있어 공급망도 안정적입니다. 여기에 현지 생산과 현지 판매를 결합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집니다. 특히 신흥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그렇습니다. 자동차는 철강을 잘 만든다고 성공하는 산업은 아닙니다. 안전성과 품질,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서비스 네트워크, 브랜드 신뢰까지 모두 갖춰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신생 전기차 업체들이 생산 이후 품질 문제와 서비스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공장을 확보하는 것보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과정이 훨씬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 중심에서 플랫폼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과거에는 자동차 회사가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했지만 앞으로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는 전문 업체가 맡고, 다양한 기업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산업도 스마트폰처럼 플랫폼을 공유하는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철강회사, 전자회사, 물류회사까지 자동차를 만드는 시대가 열린다면 앞으로 자동차 시장은 그야말로 'BEV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