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 주에는 그달에 읽으면 좋을 책 세 권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책은요?
첫 번째는 정지아 작가의 신작 장편 『찌니주의보』입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이후 4년 만의 장편인데요. 평균 연령 일흔여덟 살인 전남 구례의 산골 마을에 성진과 혜진이라는
두 젊은 여성이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이름 끝 글자를 따서 ‘찌니들’이라고 부르는데요.
두 사람이 레즈비언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말 그대로 ‘찌니주의보’가 내려집니다.
처음에는 수군거리고 선을 넘던 어르신들이 “레즈비언이라고 해서 우리가 쫓아낼 권리가 있느냐”며 조금씩 함께 사는 법을 배워갑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부딪치고 밥을 나누며 이웃이 되어가는 과정을 정지아 특유의 남도 입말과 유머로 그린 소설입니다.
두 번째 책은요?
두 번째는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입니다. 1997년 발표한 첫 소설로 부커상을 받은 작품인데요.
인도 남부의 한 마을에서 쌍둥이 남매 에스타와 라헬의 가족에게 벌어진 비극을 그립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이혼한 여성 암무와 신분이 낮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남성 벨루타의 사랑이 있어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지만 당시 사회에서는 함께할 수 없는 사이였고, 결국 그 사랑은 가족 전체의 삶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제목인 ‘작은 것들’은 거대한 사회의 규칙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그들의 작은 감정, 순간들을 뜻하는데요.
사랑에도 신분과 자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세상에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책은요?
마지막은 윤태영이 쓴 『노무현 평전』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생 80주년을 맞아 나온 공식 평전으로, 출생부터 인권변호사와 정치인 시절, 대통령 재임기와 봉하마을까지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다룹니다.
저자 윤태영은 참여정부에서 대변인과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내며 오랫동안 노무현의 말과 행동을 기록했던 인물인데요. 600여 권의 포켓수첩과 1,000개의 파일을 비롯한 방대한 기록을 바탕으로 집필했습니다.
사법시험 합격까지 9년이 걸리고 일곱 번의 선거에서 네 번 패했던 시간까지 짚으면서, 우리가 기억하는 대통령 노무현을 넘어 ‘노무현은 어떻게 노무현이 되었는가’를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보여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