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는요?
국내 이혼소송 사상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이 나왔습니다.
금액이 무려 2조 5천500억 원입니다.
9월 9일 수요일 서울가정법원은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이사장의 배우자 이씨가 낸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면서, 권 이사장이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종전 최고액으로 알려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9천440억 원을 두 배 넘게 웃도는 액수입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어떻게 결정된 겁니까?
두 사람이 2001년 결혼했으니까 혼인기간이 20년이 넘습니다.
일반적인 사건이라면 이 정도 장기혼인이고 한쪽이 가사와 양육을 맡아왔다면
실무상 5대5에 가깝게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권 이사장의 개인적인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회사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습니다.
반면 이씨도 창업 초기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고, 친정의 경제적 지원과 가사·양육 기여가 있었다고 봐 최종적으로 권 이사장 65%, 이씨 35%로 정했습니다.
이혼 책임은 어느 한쪽에 있다고 본 건가요?
법원은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면서도 그 책임은
양쪽 모두에게 있고 정도도 대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혼 청구는 받아들였지만 이씨가 요구한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산분할 비율과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2조 원이 넘는 재산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직접 나눠주라고 한 것도 이례적이죠?
그렇습니다. 보통은 한쪽이 재산을 갖고 상대방에게 그 몫만큼 현금을 지급하는 대상분할 방식이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회사이고 권 이사장이 주식을 팔지 않고 2조 원이 넘는 현금을 마련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도 올해 비상장주식의 경우 대상분할만으로 형평을 해치면 현물분할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번에는 주식 35%를 그대로 넘기고 부족한 650억 원만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 2조 4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받는 순간 세금을 내야 합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해 나누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주식을 넘기는 시점에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재산분할이라면 증여로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증여세도 바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세금 문제는 이씨가 나중에 이 주식을 실제로 매각할 때 본격적으로 생깁니다.
나중에 팔 때 세금이 상당히 클 수 있다는 얘기죠?
그렇습니다. 양도소득세는 주식을 재산분할 받을 당시의 평가액이 아니라
세법상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합니다. 이번에 법원이 주식 35%를
약 2조 4천867억 원으로 평가했다고 해서 이 금액이 이씨의 새로운 취득가액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산분할로 받은 주식은 권 이사장이 당초 취득한 시기와 취득가액을 이어받아 계산하게 됩니다.
결국 권 이사장이 창업 당시 낮은 가격으로 취득한 주식이라면 현재 가치와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씨가 나중에 주식을 매각할 경우 양도차익도 크게 잡히고 세금 역시 상당한 규모가 될 수 있습니다.
권 이사장도 현금 650억 원을 마련하려고 주식을 팔면 세금을 내게 됩니까?
그렇습니다. 권 이사장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실제로 매각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주식을 팔면서 세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예상 세액을 현재 재산분할 대상에서 미리 빼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결국 양쪽 모두 주식을 실제 현금화하는 시점에는 상당한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