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무거운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사연을 쓰는 건 다름이 아니라 현실을 어떻게 받아드릴지 아직은 담담하기만 한 제 자신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함입니다.
계속 아파 오던 것이 약 일주일전부터 심해지셔서 예수병원을 찾아가셔서 검사를 하셨습니다.
혹시 난소암 이라고 아십니까?
병에 걸리는 원인을 모르고 초기에는 발견이 어렵고 말기에만 증상을 느낀다는.....
난소암 말기에 이미 다른 곳으로 전의 되어서 3~6개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저는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웃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저 때문인 거 같아 차마 울 수 가 없었습니다.
수술을 하시고 항암 치료를 받으면 목숨유지만 할 수 있다더군요
어차피 가실 꺼 편히 보내드리라는 담당의사 선생님의 말이 가슴에 가시가 되어 아직도 박혀 있는 거 같네요
하지만 지금 그렇게도 못해드리고 있습니다.
고등학교2학년. 앞으로 대학도 가야되고 집세도 내야 되고 고등학교 마칠 때까지는 부모님은 안 계셔도 돈은 있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래서 조직검사도 하시지 못하시고 퇴원하셨습니다.
저는 모릅니다. 제가 좋아하는 참치찌게는 어떻게 끓이는지 냄비는 어디있고, 통장의 비밀번호는 무엇인지, 세탁기로 빨래는 어떻게 하는 건지, 어디슈퍼가 머가 더 싸고 어디과일과 생선이 더 싱싱한 지도 알지 못합니다.
저는 압니다. 아침에 등교할 때 문을 잠그고 나가야 하고, 하교했을 때도 어두운 곳을 들어와야 합니다. 항상 전자렌즈를 애용할 것이며,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라면도 마음껏 먹을 수가 있을 겁니다. 컴퓨터나 TV도 마음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준비중입니다. 3~4개월 동안 다 해야 할 일입니다.
아마 공책이 가득 쌓일 듯 합니다.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다른 사람이 아닌 저한테 기적을 주셨으면 합니다.
p·s :사연이 너무 무겁고 어둡나요?
그러면 그냥 잠시 "평화동 최은영님 딸이 힘내시라고 죄송하고 사랑한다고 딸정현이가"
이 말만 해주세요 사연이 소개가 된다면 이름은 밝히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010-6811-1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