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아내에게 위암이라는 청천벽력이 다가왔을 때 당신은 내게 말했습니다.
“너무도 잘 해주는 당신의 사랑을 누군가 시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렇게 힘든 시련이 닥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과거는 흘러가는 물처럼 씻겨 내려가고 지금의 행복이 마냥 흐뭇했는데 너무도 너무도 가슴이 아파옵니다”
우리 가족 모두가 하나되어 써내려간 투병일기는 2년을 채 넘기지 못하였고 아내는 이별 아닌 이별로 사랑하는 아이들만을 내게 남겨두고 저 먼 하늘로 떠나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가족들을 고통 받게 할 수 없기에 절대 무너질 수 없다며 언제나처럼 당당하게 오뚝이처럼 일어서리라 다짐하면서 착한 아내로서 훌륭한 엄마로서 살아가려고 그 모진 고통의 세월을 견뎌냈습니다.
그러나 정성어린 사랑으로 감싸주던 아이들만을 내게 남겨둔 채 이젠 한마디 말도 없고 아이들과 나의 가슴속엔 당신의 사랑만이 남아있습니다.
착한 아내와 훌륭한 엄마로 살아온 당신을 마음에 고이 간직하며 힘과 용기를 잃지 않는 아이들의 아빠로서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내게 사랑을 남겨두고 떠난 아내에게
박 기홍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