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단풍같은 내 삶의 시작

겨울이 시작되면 꼭 찿아오는 우리집의 행사가 있습니다. 둘이 서로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흰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사랑하겠다던 그맹세는 저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 놓은채 싸우고 미워하고 13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자라서 엄마 아빠 싸움이 유치하다고 할때 우린 부끄러워 웃음으로 대신하고 또다시 찿아오는 결혼 기념일이 올해는 유난히특별함을 느낌니다. 40대가 되어버린 우리 부부, 동갑나기라 유난히도 잘 싸우고 삐지고 친구같은 사이, 남들이 30대의 마지막이 무척 넘기기힘들다고 하던데 그런 홍역같은것이려니 하면서도 지난 여름과 가을은 무척이나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낙엽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지난 가을을 같이 거닐어 보지도 못하고 그저 가슴하나가득 낙엽만 쌓아놓았 습니다. 아마 남편도 이런 마음일텐데 그런 마음을 헤아려줄 새도 없이 서로 위로의 말도 해보지도 못하도 가을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이제 40대의 시작에 남편은 더욱 큰 무게로 마음을 짓누르겠지요? 그 무게를 생각하니 안쓰러움이 앞섭니다. 내인생의 장식을 화려하지는 않아도 수수한 모습으로 그저 평안히 살았노라고 편안한 얼굴이고 싶습니다. 나의 모습과 주변의 모습들을 둘러보며 정리하는 시간도 가져봐야겠지요. 여보? 그러나 우린 희망이라는 큰 별과 함께 소중한 두 아이들이 있잖아요? 다시 힘내서 새싹을 키워봐요. 변해가는 당신의 모습과 행동들, 마음들이 참 대견하고 고마워요. 나자신을 위해서 우리가 만든 가정을 위해서 서로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봐요. 힘내세요. 결혼 기념일 축하 합니다.... 덕진구 호성동 신동아 아파트 라동 111호 김정희씀 011-9619-5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