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먼저 가는 것일뿐,

김명민, 하지원 주연의 영화 '내사랑 내곁에'를 보시면
 
영화배우 김명민이 루게릭 환자로 나옵니다.
 
이 글은 2년전 처음 만났고 몇달전 세상을 떠나신 그 분께 보내는 글입니다.
 
 
병원에서 근무를 하게 된지도 2년이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떠나보낸 시간도 이제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치료사로써의 임무를 갖고 그 환자분을 처음 만났을때에는
 
손끝하나 발가락하나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었으며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걸쳐 앉아 식사시간이면 힘겹게 식사하시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도 남은 근력을 어떻하든 유지하기 위해 하루 20분 아주 짧은 시간 운동
 
하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었는데,
 
열렬한 기독교신자로써 지금까지 병마와 싸우며 버텨온 힘도 하느님의
 
기도가 여기까지 오게 했다면서 늘 웃음 잃지를 않았습니다.
 
'루게릭'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들릴지를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지난 2년간을 바라본 결과 환자와 가족과 또 이를 지켜보는 사람으
 
로써 안쓰럽고 또 애절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점점 호흡근이 약해지고 심박수는 떨어지는 마지막 모습을 보며
 
이제는 보내야 하는 시기가 돌아온 것인가 더한 안따까움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준비를 하라며 가족들도 찾아와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이튿날 조용히 세상과 작별을 한 2년간 정든 루게릭 환자분을 보내면서
 
참으로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엄마 나이와 같으셔서 의지를 했었는데
 
이제는 정말 그 병실에 그 분을 볼수가 없습니다.
 
산다는 것, 그리고 살아간다는것. 한끝 차이의 공간과 시간이지만
 
그래도 뜻있고 의미있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야함을 이분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루게릭이란 병과 맞서 싸워 오신 지난 30여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음을
 
오히려 삶의 기쁨과 애환을 짊어지고 사신 지난 날이 행복했음을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남들보다 먼저 하늘 저 위로 가셨음을
 
부디부디 이제는 마음껏 손도 움직이시고 걸으실수 있는 새 희망을
 
갖게 되었음을 바라며 그 분을 보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편안히 가시게 되어 다행입니다.
 
사람의 인연속에 만들었던 시간들 제게는 20대 후반의 짧은 추억
 
그리고 긴 여운으로 간직하겠습니다.
 
 
혹시 노래도 가능하시다면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 부탁합니다
 
010-9883-2190   이정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