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일(화) 책방에 가다


** 2017년도 출판동향

지난 연말부터 불어 닥친 헌법 서적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그리고 이어진 개헌 논란과 올해 상반기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헌법이 일반 시민들의 필수 교양이 되어가는 느낌. 대선과 함께 개헌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헌법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국정 교과서 논쟁이 거세지면서 새해에는 어느 때보다 한국사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출간될 걸로 보인다. 지난 2016년에는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렇게 긴 시기의 역사를 한 줄로 쭉 꿰어서 쉽게 설명하는 책보다는 특정 시대나 사건,
인물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책들이 출간 준비를 마치고 있다. 이와 함께 근현대사 뿐만 아니라
고대사까지 역사 전반에 걸쳐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관점을 둘러싼 논쟁도 책으로 뜨거울 것 같다.


최근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과학의 대중화인데, 인공지능, 알파고, 뇌과학 이런 키워드들과 함께

과학적 지식이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외 대중 과학교양서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올해 역시 과학적 지식을 쉽게 흥미롭게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과학과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해석하면서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술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철학관련 서적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을 듯. 지난 한해를 충격에 빠뜨린

국정농단 사태를 우리가 지켜보면서 도덕과 윤리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절감했기 때문.

배우는 철학보다 생각하는 철학으로, 시민윤리나 성차별, 여성 혐오, 양극화 등 기초 정신 시스템을

새롭게 리셋하는 철학서들이 주목받을 듯. 특히 여성 혐오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여성혐오 논란과 함께

이에 반하는 페미니즘 열풍도 뜨거웠었는데. 정치적인 사안들이 워낙 막강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조명은 계속될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