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1일(화) 책방에 가다


** 문어의 영혼 (글항아리, 몽고메리 作)

서양에서는 문어가 오랫동안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푸른 피가 흐르고 세 개의 심장과 여덟 개의 다리, 게다가 그 끈적이는 느낌, 무시무시한 빨판의 힘...

그래서 인간에게 가장 이질적인 생물로 여겨져 왔는데, 작가도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지만,

진짜 문어를 알고 싶어서 아쿠아리움을 찾아다니고 문어들과 교감을 나눴다.

그러면서 문어의 세계를 이해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어가 먹물을 품고 있어서 글월 문자를 써서 문어라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문어가 정말로 똑똑한 게 아닌가 싶다. 작가에 따르면 문어는 일단 놀 줄을 안다고 한다.

작가가 관찰한 문어는 각자 좋아하는 장난감도 있고, 사고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장난감도 갖고 놀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과 교감도 한다. 낯선 사람을 보면 피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을 기억해서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하고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심통을 부리기도 하고, 친한 사람에게는 장난도 친다.

각자 성격도 판이하게 달라서 점잖은 문어가 있는가 하면 짓궂은 문어도 있고,

느긋하거나 예민한 문어도 있다. ‘동물은 우리가 상실했거나 결코 획득한 적 없는 확장된 감각의 세계에서

우리가 끝내 듣지 못할 목소리를 따라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 또 인간이 잃어버렸거나

갖지 못한 감각에 대한 자각이 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