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가 핡퀴고 간 자리

안녕하세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지난 8월 말일을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태풍 루사가 우리 나라를 통과 하면서 많은 피해를 안겨주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줄 알면서도 이렇게 인사하는 저를 이해해 주시길 바라면서 몇자 적어 봅니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인 9월 1일은 시내에 나갈일이 있어서 가족동반하여 산골을 벗어나고 있는데 주변 논들은 이삭이 패어 익어가던 벼들이 마당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다섯살짜리 둘째아이가 "저걸 어쩐대야 안 됐고만이" 했읍니다. 어린 마음에도 나락들이 쓰러져 있는것을 보고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1일날 오후부터 허리엔 볏짚단을 차고 들로 종종걸음을 치는 농부들을 보면서 예식장에 주차되어 있던 수많은 차량들이 생각났읍니다. 태풍을 예상치 못하고 가을의 길목인 9월에 그것도 첫날이자 일요일인 9월1일을 결혼식날로 정한 그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모였던 도로까지 점령한 차를 탄 사람들이 쓰러진 나락들을 일으켜 세워준다면 좀더 빨리 복구될텐데, 하지만 농부 아니고는 그런 생각마저도 들지 않았겠지요. 비바람을 세차게 몰고 지나간 태풍이 남긴 흔적은 정말 볼상 사나웠읍니다. 그래도 남원지역은 큰 피해 없이 들녁의 나락들만 쓰러지는 피해로 그친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텔레비젼에서 비춰주는 강원도 지역의 피해 상황은 정말 마음졸여 더이상 보지 못하겠더군요. 일년동안 내려야 할 빗줄기가 하루만에 쏟아져 내려 정전이 되고, 집이 떠내려 가고, 차가 떠내려 가고, 산이 무너져 내리고 논밭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안겨 주어 이럴수가? 를 연발하게 했읍니다.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께 힘 내시라고 전하고 싶어요.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이 흐르면 평정을 되찾아 살길을 열어 가리라 믿으며, 피해 상황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피해를 조금밖에 입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2002.9월 2일 아침에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김 영수 625-2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