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 오십삼분
창가에 달빛이 비춰 놀라 잠이 껬다.
햇님이 나오기 전인데 왠 반달이 나와 날 반기네
음 하형달이구나
난 그달빛에 배밭을 한바퀴 돌고나니 힘이 넘쳤다
그동안 풀섶에 숨을 죽이고 있는 더덕밭에 풀을 뜯었다
풀이 내키를 넘나들었다
그래도 아직은 새뿌리 내리지 않아서 잘 뽑혔다.
그런데 쑥은 왜그리 힘이 샌거야
쑥뿌리가 뽑히는 데 지렁이가 나딩굴었다.
아이추워요
아직은 추워서 나갈 수가 없는데........
그래 미안해
촉촉하게 흙을 덮어주려는데
참 선녀님
두더지좀 잡아주세요
우리식구들은 두더지 땜에 살 수가 없어요
그래
그런데 두더지는 땅속에서만 다니는데 어떻게 잡어?
그럼 땅강아지는 너그들 괴롭히지 않니?
네 걔네들은 우리랑 함께 있어도 친해요
응 그렇구나
아니 크라는 더덕은 그대로 있고
쑥부쟁이는 통통 살이 쪘네
쑥이 더덕을 다 먹어버린거 아냐?
어찌나 쑥뿌리가 힘이 샌지
한웅큼 쥐고 힘껏 잡아 당기다가 내가 나딩굴었다.
흙이 통재로 묻어 나오더니
이번엔 두꺼비 새끼가 뛰어 나오더니만
아이참
선녀님 이렇게 놀래키면 어쩐대요?
그랬어 놀랬어? 미안해
근데 니들 엄마는어딨어?
울엄마요? 아빠랑 사랑한대요
곧 울 동생들이 태어나거든요
응 그렇구나
근데 너는 원래검니?
네 울엄마 등이 검거든요
그런데 넌 보들보들하구나
네 좀 자라면 등에 나이가 울퉁불퉁 생기거든요
그래 그렇구나
낼모레비가 온다는데 그때 나올래?
그날은 수선화도 필것같은데
수선화 축제 올거니?
봐서요
우린 바람이 세게부는날엔 못나가거든요
등이 말라서 죽을수도 있으니까요
응 그렇구나
근데 그많던 개미들은 어디서 자니?
가끔식 내손등을 타고 올라와서는 꼭 물고 가던데...........
옆집에서 굴파놓고 자요
응 그렇구나
전북김제시 황산면 쌍감리 42ㅡ6번지
063ㅡ546ㅡ5686 010ㅡ2655ㅡ8856 하늘색집 김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