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입구에 김밥 코너를 하다보니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늘 12시를 바라봅니다. 아침에도 주문 예약이 있는 날이면 새벽녘에 나오기 때문에 딸아이는 아빠와 둘이서 아침을 먹는 날이 대부분 입니다. 저희집은 주택인데 앞집은 할머님이 돌아가신지 9년이 넘었고 귀신 나올것 같은 폐가가 되어 엊그제 장마비에 집 전체가 폭싹 무너져 버렸고 옆집 할머님은 건강이 좋지 못해 아드님댁에 가셔서 집이 비어있어 거미줄과 잡초만 무성합니다. 뒤로 텃밭이라 집은 적막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딸 학교 다녀와 텅빈 집에서 무서움을 꾹 참으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무섭다고 투정한번 부리지 않고 혼자 잘 견디어온게 대견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딸이 12시까지 기다리지 않고 잠이 든 날이면 일주일에 엄마 얼굴 한번 보는 날이 허다 합니다. 퇴근해서 나는 맨먼저 잠들어 있는 딸아이 방에 들어가 꼭 안아주고 마음 속으로 늘 울었습니다. '미안하다 혜지야 넌 정말 기특한 녀석이야 고맙다. 우리 꼬맹이...'
콧등이 시큰하면서 이불을 덥어 주고 나오길 벌써 3년여....훌쩍 커버린 키만큼이나 엄마가 돌봐줄 새도 없이 마음까지도 커버려서 내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런 막내딸 꼬맹이가 12번째 생일이 7일입니다.
또 엊그제 컴퓨터 2급시험을 합격했다고 싱글벙글입니다. 대견한딸의 생일과 합격을 축하해 주세요. 꼭요.
"꼬맹아 엄마 아빠가 무지~무지 사랑한다. 알~쥐~?"
P.S 꼭 축하해 주셨으면 해요. 실망하지 않게요.식탁에다 글 써놓은것을 보고 친구에게 자랑했대요.엄마가 방송으로 행일 축하해준다고!
우리 엄마 따봉이라고!!
전북 익산시 동산동 뿌리마트 김밥코너
송용희 854-0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