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언제나 재미있게 구수한 입담으로 방송을 해주셔서 잘 듣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결혼 1주년을 얼마 앞두지 않은 주부입니다
10월 24일이 저의 결혼기념일을 기념하여 이렇게 부끄러운 사연을 적어보냅니다.
저랑 남편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35살 저는 31살을 다 보내고 있을무렵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제가 결혼정보회사를 가입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난것입니다. 사실 남편은 여기서 만났다는 말을 다른사람들에게 하는 것을 왠지 모르지만 무지 싫어한답니다.
저는 첨에 그런곳에 가입해서 결혼하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하면서 그런곳에서 만나 결혼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했는데 바로 제가 그런사람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아마도 그곳에 가입한지 3년정도 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가입후 첫만남을 가진 지금의 저의 남편과 결혼을 했습니다. 커플매니저들이 놀라더군요. 왜냐면 돈을들여 가입했기에 다른 분들은 맘에 드는 사람이 있어도 다른 남자분들을 다 만나본다더군요. 결혼정보회사는 횟수라는게 정해져있으니까요...
저는 바보같이 그냥 남편이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다보니 어느새 결혼을 하게 되었더라구요....
결혼식때부터 신혼여행까지 저희 남편때문에 전 정말 어이없고 힘들고 속상했습니다. 남편이 자기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버릇때문에 말입니다. 지금부터 이야기를 해도 되겠습니까? 재미없어도 끝까지 들어주세요. 결혼식이 끝나고 친구들이 있는 피로연자리로 갔다가 신혼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남편이 저더러 그러더라구요. 자기 운동화 챙기지 않았냐구? 무슨소리냐구 했죠. 내가 드레스 입고 자기 운동화 챙겨서 식장에들어가야되냐구?사실 예복을 입고 나면 자기가 입고온 신발이랑 옷은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신랑은 예복입은것만 생각하고 옷이랑 신발은 신경도 쓰지 않은거죠. 저는 친구들이 다 챙겼는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부랴부랴 제남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예식장 드레스실에 가보라고 하니 가서 운동화를 들고와서 구두에서 운동화로 갈아신고 신혼여행을 가는 차에 올라탔죠. 근데 또 한참을 가더니 내구두는 챙겼냐는거예요. 무슨소리냐구 했더니. 운동화가 있으니 이제 구두는 필요없으니 그대로 피로연장소에 벗어두고 온거죠. 너무 기가막혔습니다. 그래서 다시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구두좀 챙겨두라고 하고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비행기를 탈수있을까 걱정을하면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급한 맘에 저는 앞만보고 열심히 달렸죠. 저희가 다섯시 비행기인데 김해공항에 도착하니 4시50분을 지나고 있었거든요. 그 비행기를 놓치면 저희는 신혼여행을 못가게 되는건데 저는 맘이 급했습니다. 항공사 직원이 무전기로 신혼부부한쌍이 타지 못했으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무전을 보내고 상황은 너무 긴박했는데 이게 웬일.... 신랑이 사라진것입니다.
항공사직원, 그리고 같이온 친구들, 저 너무 황당했죠. 이리둘러보고 저리둘러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랑 항공사직원이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데 저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는게 보이는거에요. 알고보니 화장실이 급해서 그 촉박한 시간에 화장실에가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게 아닙니까.너무 어이가 없어서 할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비행기 첨 타냐구? 비행기안에도 화장실 있잖아라고 말했더니 깜빡했다는겁니다.
사실 저도 화장실이 무진장 급했거든요. 피로연장소에서 술을 마셨서 인지....
우여곡절끝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우리의 신혼여행장소인 호주행 비행기를 탈 수속을 마치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해서 신혼여행지에 잘 도착은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니였습니다. 결혼식폐백때 밤이랑 대추를 받잖아요. 근데 호주에는 그런걸 가지고 들어가면 안된다고해서
신랑한테 가방에 있는거 다 꺼내서 먹자고 했더니 전 다 먹고 없는줄 알았는데 호텔방에서 짐정리를 하는데 뭐가 툭하고 떨어지는데 밤이랑 대추인거알죠. 만약에 호주공항에서 걸렸으면.... 운좋게 통과된거죠. 그래서 신랑에게 막 화냈더니 안걸렸음된거 아니냐며 더 큰소리 치는거있죠.
그렇게 짐을풀고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죠. 여행이틀째날인가 저녁에 호텔에 들어와서는 느낌이 이상한거예요. 그래서 들고나간 짐을 챙겨보니 카메라가 없는것이였어요. 남편에게 물어보니 너가 챙긴거 아니냐는거예요. 카메라는 자기가 들고 있었으면서... 빨리 가이드 차에 내려가보라고 했죠. 다행히 가이드가 아직 호텔을 떠나지 않았더군요. 그래서 카메라는 찾았습니다. 이래저래 싸우기도하면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공항에서 이제 남편한테 잔소리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알아서 다 할테니 관습하지 말라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래 알았어! 얼마나 잘 하는지 볼게"하고 저는 입도 열지않고 남편에게 다 맡겼죠.
근데 정말 대형사고를 친것입니다. 남편이 저보다 영어를 조금 잘 한다는 이유로 짐이랑 티켓팅은 남편이 했죠. 근데 멀리서 지켜보는데 조금 이상했습니다. 짐때문에 나누는 대화가..하지만 참견하지 않기로 했기에 그리고 알아서 잘 하겠지 싶어 전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짐도 맡기고 티켓팅이 끝나고 이제 비행기 타는 탑승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희 짐과 티켓팅을 해준 공항여직원이 지나가는 것이였어요. 근데 왠지 그여자분께 말이 걸고 싶은건 무슨이유인지 남편에게 우리 왜 부부인데 자리가 같이 되어있지 않냐면서 바꿔줄수 없냐고 물어보라고 하니 절대 싫다는거 있죠. 그순가 한대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근데 비행기를 탔는데 자리 배정이 엉망이였고 티켓도 제이름이 찍힌것이아니라 다른사람과 바뀐거 있죠? 한국에서 온 신혼부부들을 단체관광으로 묶어놓아서 이름이 비슷한 사람에게 티켓을 엉망으로 나눠준거죠. 그 공항직원이.... 한바탕 비행기 안에서 자리바꾼다고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겨우 정리가 되었습니다.
참 힘든 신혼여행길이라 생각하면서 5박6일을 끝마치고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밤9시가 다되었더라구요. 열시간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왔으니 피곤도하고 집이 경남 마산이라 빨리 짐찾아서 늦은시간이라 비행기도 없고 심야버스를 타고 내려가야되는데 이게 왠일.....헉??? 한시간 반동안 눈을 부릅뜨고 가방을 찾고 있었는데 저희들 가방이 보이질 않는거예요. 순간 앞이 캄캄했습니다. 더이상 나오는가방은 없었습니다. 항공사직원에게 달려갔죠. 가방이 나오지 않았다고하니 짐표를 보자는 거예요. 순간 아차했죠. 짐표를 받지않았으니까요... 몸은 피곤하고 집에갈길은 멀고 가방은 온데간데없고 정말 미칠지경이였습니다. 남편은 아무소리도 못하고 한숨만 쉬고... 남편을 믿은 제가 바보였습니다. 항공사직원이 가방찾기 힘들거란 말에 남편 얼굴보기도 싫었습니다. 그순간 결혼무효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한바탕싸우고,울고 터미널에가서 버스를 타고 내려오니 새벽5시였습니다. 피곤하니 일단 잤죠. 일어나 식구들이 왜 가방이 없냐고 해서 뭐라고 합니까? 잃어버렸다고 했죠. 다른 표정이.... 그순간 항공사에서 전화가 온것이였어요. 반기대를하고 받았는데 짐을 찾을수가 없다는것이였어요. 옷가지들은 다시사면되지만 그속에 들어있는 사진필름만생각하면....한순간 신혼여행이 물거품이 되는순간....??? 제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통오는것이 아닙니까. 누구지 하고 받아보니 대한항공이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저희는 외국항공을 타고 신혼여행을갔었거든요.
"혹시 가방잃어버리지 않으셨습니까"라는 전화였습니다. 순간 얼마나 반갑든지 떨리는 목소리로 "네~"라고 했죠? 그랬더니 자기들이 보관하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얼마나 고맙든지.... 알고보니 호주에서 가방하나가 그냥있으니까 네임텍에 한글이름이고해서 한국비행기에실게 된것이였고, 그속에 제가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서랑 넣어둔게 가방을 찾을수 있게해준것이였지요.
면세점에서 물건사면 주소랑 전화번호도 다 기재해야 되잖아요.
사실 그물건 산다고 남편이 그순가 절 얼마나 구박했었는데...
그 구박을 참고 사길 잘했지?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저희신혼가방은 신혼여행 다녀온지 일주일이 훨씬지나서 저희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후로 남편은 제 말을 잘 들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잔소리를 안해도 알아서 잘 할거라고 생각하시죠? 전혀 그렇지가 않더군요. 오히려 더 큰소리에 아예 잔소리는 듣기 싫어하고... 지금까지 이렇게 남편뒤에서 조용히 따라다니면서 챙겨주면서 살고있습니다. 재미없는 이야기 너무 길었죠? 끝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고 청취해주시느라 감사해요.
지금돌이켜보면 이런추억을 만들어준 남편에게 고맙게 생각해요.
자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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