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매일 한뼘쯤씩 높아져가는 하늘,, 가을이라는 이름과, 파란 하늘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았는지,, 시린 눈 들어 바라보는 하늘은 그렇게 미소도 되었다가,,,추억도 되었다가,,때로는 그리움으로 변하기도하고, 추측하기 어려운 색으로 가을은 깊어만갑니다.. 안녕하세요..*^^* 가을햇살아래 바래지는 은행잎처럼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시는 여성시대,,,그곳에도 가을은 번져 있겠지요.. 꼭,,,,1년전 10월 25일엔 1학년이었던 딸아이의 소풍날을 준비하는 날이었기도 하고,, 또 운동중에 다리를 다친 남편의 수술날이기도 했습니다. 그 날의 두려움과 안타까움을 겨우 1년의 시간이 지났는데 이렇게 추억하듯 이야기 한다는게 믿기지 않네요.. 건강한 줄 알았던 남편이 인대파열에,,연골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수술을 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을때도 오늘처럼 햇살좋은 날이었습니다. 탁자에 한 장의 소견서를 올려놓고 어둑해 질때까지 둘 다 말을 잃었습니다. 학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탁자위의 종이를 읽어 내려가더니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이내 참고 있었던 저는 어린 딸의 어깨를 위로삼아 두려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로했지만, 걱정하실 어른들께는 연락도 못하고 썰렁한 수술실 앞에서 세시간을 기다리는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차가운 수술실의 작은 유리틈으로 보이지도 않는 남편을 찾아내느라 실눈을 뜨고 들여다보고, 작은 인기척에도 온몸에 신경이 그를 따라다니는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술을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나는 남편은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고,,그게 뭐 대단한거라고 마치 남편이 다 나은듯이 이름 한마디에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내가 바라볼 수 있는곳에 마취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편이지만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남편이 얼마나 든든하든지요. 이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이렇게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은 우리의 사랑을 묶어주기에 충분했고, 병실에 혼자 남겨두고 나오는 그때의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떨어지지 않았던 발걸음으로 또렷이 기억납니다. 10월,,,가을바람이 쓸쓸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저는 남편이 수술실에 들어간 후의 그 공허함에 빠지곤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고,,,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그때가 자꾸 생각나는게 싫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남편이 미워질 이유들이 사라집니다.. 남편의 다리에 아직도 벌겋게 남아있는 흉터처럼 제 마음에도 그때가 깊은 흉터가 되어 남아 있나봅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쪼그려 앉는게 불편하고, 우리딸 유치원다닐때 아빠대표로 달리기했던 그 달음질은 많이 어렵습니다..하지만 지금은 병원이 아닌 보금자리에서 지난시간을 이렇게 이야기하는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가을이 되면,,지금처럼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남편이 건강하기를 더욱 기도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도 아물고,,,흉터도 사라지겠지만,,그 시간동안 사랑은 더 깊어지겠지요.. 가을이 깊어지는 것 처럼요.. 이 세상에 건강하지 못한 아빠들,, 얼른 건강회복하시구요... 곁에서 기도하며,,염려하는 가족들은 더욱 힘내세요.. 나만이 아닌 다른이들을 함께 걱정해 주는 마음... 이것도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감사의 선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병기씨... 열심히 운동해서 예전처럼 축구도하고,,우리딸에게 태권도 발차기 시범도 멋지게 보여주는 아빠가 되어주세요.. 작년 가을보다 지금 더 사랑하고,,,올해 가을보다 내년엔 더 사랑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항상 내가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곳에서 우리 아이와 새근새근 곤히 잠자는 모습 보여주세요.. 건강한 당신을 위해 오늘도 기도합니다.. ...당신의 아내...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부영 1차아파트 103동 904호 018-610-5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