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날씨: 맑고 흐리다가 눈발

수지하우스 수막(하우스 내 보온을 위하여 지하수를 이중비닐에 뿜어주는 장치)을 끄고 주생 827 수막을 끄고, 990 수막을 끄고 어제 덮었던 부직포를 열고 있을 때 자활후견기관 관장님이 오셨다. 오늘은 827에도 부직포를 덮는단다. 아침에 수막을 끄며 990을 돌아보고 있을 때 수로에 빠진 내 핸드폰을 발견했다. 집에서 아무리 찾아 보아도 없던 애물단지가 수로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수리를 의뢰하려고 했으나 나는 일 때문에 직접 가지 못하고 관장님이 맡긴다며 가져 가셨다. 오후에 알았지만 기판이 고장나서 25만원 정도가 있어야 고칠수 있단다. 버려야지 뭐. 오후에는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핸드폰 문제로 시내에 다녀와서 하우스를 일찍 닫고 수지로 이동하려 했는데, 827과 990의 부직포를 덮고, 수막을틀고 나니 시간이 5시가 되어 버렸다. 길엔 눈이 조금씩 쌓여갔다. 수지하우스에 도착하여 수막을 틀려고 하니 모타가 돌지 않는다. 그사이 얼어붙은 것이다. 조금만 일찍 왔어도... 드라이버로 모타꽁무니쪽 프로펠러를 돌려 물이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향했는데, 눈이 얼어붙으면서 아랫마을에서 우리 포암마을로 이어지는 고갯길을 오르지 못한다. 느리게 느리게 오르다가 정상을 30여미터 냠겨둔채 차가 돌아 버렸다. 차를 멈추고 보니 차의 뒤쪽이 돌았지만 그래도 차 한 대는 비켜갈 정도여서 어제 사다놓은 체인을 가지러 집으로 뛰어갔다. 체인을 가져와 채우려 했으나 한바퀴에는 제자리에서 채울수 있지만 두바퀴 화물차에는 채울수가 없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자동차 보험들때 추가로 들었던 긴급출동 서비스 도움을 받으려고 시도해 봤지만 통화량이 많아 연결되지 않았다. 사고가 많다는 증거다. 열번 정도의 시도끝에 겨우 긴급출동서비스에 연결되어 가까스로 집에 올수 있었다. 차가 멈춘 시간부터 집에 뛰어갔다가 오고 체인 채우려고 하다가 안돼서 보험회사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기사님이 도착할때까지. 두시간을 추위에 떨고 있다가 겨우 집으로 왔다. 오늘이 12월 17일 결혼 11주년 되는 날이다. 11년전 결혼식 날도 토요일이었고, 눈 오는 날이었는데,... 저녁엔 아이들이랑 시내에서 외식도 하고 모텔에서 자기로 약속했었는데, 말짱 " 꽝"이 되고 말았다. 낮에 시내에 나가있던 아내와 아이들은 아는 사람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고, 난 혼자 외롭게 밥을 지새워야만 한다. 오늘의 일진: 새끼줄보다 더 베베 꼬인날 이었다. 내일은 쉬고 싶다. 내 입을 통하여 나온 욕설을 주워 담는다면 한 가마니가 넘을 것이다. 가장추운 날이다. 하우스 속에서 따뜻한 이불(부직포)을 덮고 고이 자고있을 상추야! 너희들을 돌보는 이 관리자는 오늘 정말 짜증스런날이었다. 내일 다시 만나면 촉촉한 잎을 반짝이며 반겨 주겠지? 그러면 오늘 쌓인 스트레스가 눈녹듯이 다 녹아내릴거야. 그럼 잘자. 참고:827은 주생면에 있는 하우스의 지번이고, 990도 주생면에 있는 하우스의 지번인데 1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수지하우스와는 12km정도 떨어져 있고요. 집에서 수지하우스까지는 3km정도 인데 산 위와 산 아래 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