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갇힌 자에게서 온 편지......

>안녕하십니까?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 >우리회에서는 2002년부터 돌보고 있는 > > 김철수씨에 대해 소개를 할까 합니다 > >생년 월일 1972년생 > >고향 강원도 양구 > >11년8개월의 형을 받고 현재 전주 교도소에서 8년째 복역중이며 > >가족이 돌보지 않는 관계로 우리회가 보살피게 되었답니다 > >사람은 타인의 관심과 보살핌이 있어야 한답니다 > >또 관심은 꽃에게 주는 물과 같다고 합니다 > >상처 입힌자에게도 회복과 치유의 은혜가 임해야 한다고 생각되어 > >지난 11월 29일 첫 면회를 하였지요 > > > >면회실에 나온 철수........계면쩍어 어쩔줄 몰라하는 철수에게서 선함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 >첫만남이라 특별하게 대화거리도 없고 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그곳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되지 않겠냐며 '양치질'을 잘 하라고 얘기 하니 티 없이 밝게 웃는 모습이 초등 5학년쯤 되보이는 소년이 거기에 서 있는겁니다 10분의 면회시간이 다 되어 간수의 뒤를 따라 들어 가는 뒷모습이 어찌나 대견하고 > >듬직해 보이든지요 8년세월을 그곳에서 어떻게.........(와! 이건 우리에 스승이 그곳에 있었구나 ! 하는 생각이 듭디다 ) > > > >지금 호남지방은 12월 들어서 눈이 녹을 새 없이 많이 내리고 있는데. > >철수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 >지난 토요일에 면회를 하려고 갔더니 가족만 하는 날이라서 헛걸음을 하였는데..... > >철수가 보낸 편지 옮깁니다 > > > >이모님에게 > >에휴! > >토요일날 헛걸음 하셨네요? > >눈도 오고 힘든 걸음이셨을텐데..... > >제가 다 죄송하네요 > >아쉽게 돌아서야 했던 이모님의 모습이..... > >사전에 미리 토요일은 가족외엔 접견이 안된다고 > > 이모님께 말씀을 드렸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 > >아무튼 발걸음 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 >이모님의 따듯한 마음 잊지 않고 제 가슴에 저축해 둘께요 > >저는 오후 시간에 접견물이 왔기에 왜 이모님이 접견을 못 하고 가셨을까 하고 > >무지 궁금하였답니다 > >근데 저녁 무렵 이모님의 메일을 받고 아~하 하고 무릎을 딱! 하고 쳤지 뭡니까? > > > >넣어주신 우유랑 오징어 같이 생활하는 한방 식구들과 맛나게 먹었답니다 > >또한 넣어 주신 '세계문학'1,2권두....... > >이모님! > >요즘 들어 철수 어깨가 들썩들썩 춤추는거 모르시죠? > >이 곳에서 처음으로 이메일을 이모님에게서 받아 보았습니다 > >이 곳에서의 제일 반가운것은 편지를 받는 오후 4시경이랍니다 > >이 시간만 되면 모든 사람들이 창문쪽으로 신경이 쏠린답니다 > > > >이모님의 글을 받아 볼때 마다 힘이 생기네요 그것두 '팍팍' 말이예요 > >'아자'하는 기합소리 귀에 들리시나요? > >저에 대해 궁금한점 많으시죠? 차차 말씀 올리겠습니다 > > > >'귀휴'에 대해서는 그때 가봐야 알겠어요 > >친보호자가 보증을 서야'귀휴'허락이 떨어진답니다 > >귀휴는 06년이 될지 07년이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 > > > > >이곳에서의 기술은 산업기사 1급을 따놓은 상태이구요(지게차,인쇄, 미장 ) > >학교는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로 졸업하였습니다 > >이모님 말씀대로 책은 '다독'을 하겠습니다 > >지금'삼국지'를 보신다구요? > >그놈의 조조가 이모님의 마음을 영 불편하게 하는 대목을 읽으시는 중인가봐요? > >보내 주신 '눈' 이란 시를 읽노라니 내고향 양구가 생각 납니다 > > ' 눈' > 양주동 > >이 겨울 내고향 뒷산에 >눈이 몇자나 쌓였노 >겨우내 쌓일데로 쌓여도 쓸 이 없는 >어머니 무덤의 차디찬 눈 >이 겨울 내고향 어머니 무덤엔 >이 겨울 눈이 얼마나 쌓였노 >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70세를 넘기신 어머니는 살아 계십니다 >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뒷산으로 올라가 토끼사냥도 하고 그랬는데..... > >훗날에 고향땅을 밟게나 될른지...... > >넣어 주신 영치금........감사하게 잘 쓸게요 > >눈이 하루종일 아름답게 내리네요 > >내일 운동장에서 눈 치울때 눈싸움 한번 해야 겠어요 > > 12월 12일 취침전에 철수 올림 > > > > > >* 교도소내에 독서실은 없구요 일터에 미니 독서함은 있어요 동료들이 다 본 책을 기증하여 다른 동료들이 보는 거 랍니다 > > 12월 22일......... >아침 일찍 깨어나 어젯밤 일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납니다 제가 자꾸 눈물이 나는 이유는 어젯밤 모임에서 철수에게 영치금 을 한번만 후원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가 거절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죄를 지었기에 12년씩이나 형을 받아?" "아주 흉악한 죄를 지었나봐" "내버려둬! 그런놈은 그 곳에서 썩어야 돼" "죄 값을 치뤄야 해" "도와 줄 필요 없어" "앞으로는 반석회에 이런 부탁 하지마! 언니......" " 여러분! 제가 후원금이나 얻어 낼려고 이러는게 아닙니다 그깟 몇만원은 제 힘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모임의 결산을 할때에 적어도 소외된자와 함께 했다는 사업보고가 있잖겠습니까?" "아니! 그래도 안돼.....그럴 필요 없어!....." 여러사람이 단호하게 거절을 하여 궁지에 몰린 제가 그 자리애 앉아 있기가 거북했습니다 한켠에서 주고 받는 얘기들을 말없이 듣고 있던 어떤이가 "여러말 하지 맙시다!" "권사님! 제가 한번쯤은 낼 수 있습니다" 하며 3만원을 건네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전달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모임인데 그래도 신앙을 가진자들의 모임인데...' 얼마나 속울음이 나오든지...... 종교를 가진사람들도 생각이 이럴진데 하물며 ....... 그들이 출소하여 사회적인 편견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 가엾은 우리 철수....... 아침에 남편에게 "시골에 우리논 위에 논 안 팔랑가?" "왜?...사게?" "아니?.....그냥~...." "쌀금이 헐해서 논 사놔 봤자....." 제 혼자 생각으로 정년퇴직하면 시골에 가서 일년 식량 할 정도로 논농사 짓고 한뙈기 텃밭 지으며 철수를 아들 삼아 살면 좋겠는데.......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