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쓴것을 옮겨 봤는데.. 이런 내용도 괜찮을지요.
참고로.. 닭살 부부라고 소문난 결혼 6년차 맞벌이 부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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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묻은 김가루
더럽다는 내 얘기에도 아랑곳없이 이에 낀 고춧가루를 기꺼이 빼 주는 남자가 있었다.
내심 싫지 않았다. 아니 좋~았다.
내가 먹던 수저로도, 내가 먹던 밥도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먹던 사람.
자기 사랑만 받아주면 된다고 애걸했던 사람.
내가 아니면 차라리 죽겠다고 메달리던 사람.
이 사람 정도면 됐지 싶었다.
그런 사람이 ‘콩깍지가 씌었었다’, ‘홀려서 결혼했다’는 농담도 하고,
입가에 묻어있는 김 가루를 칠칠맞게 묻히고 다닌다며 더러운 벌레 보듯
질겁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길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시큰둥 하겠지.
다들 그렇게 된다고.. 뭐 특별할 것도 없다고...
하지만 난 큰 상실감을 느낀다.
취중 진담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이 사람 농담 속에 진담이 섞여 있는 여자만의 육감.
다른 사람이 다 그렇게 변한다 해도 그건 나하고는 별개의 진리인줄 알았다.
나의 단점까지도 감싸주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주고, 잘 보이려고 신경쓰지 않아도
항상 사랑스런 눈으로 봐 준 사람이 예고도 없이 갑자기 없어진 것이다.
서운하고, 서럽고, 외롭고(지금까지 사치라고 쓰지 못한 단어지만)~~
사람은 혼자 태어나서 혼자 죽는 것 맞다.
결혼은 결국 혼자 살기 위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말이다. 내게는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이지 내 얘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묵묵히 있는 내게 몇 번 말을 붙여보더니 나보다 더 화를 내면서
‘도대체 왜 그러는데~, 하긴 알고 싶지도 않네’
참 웃긴다. 내가 정말 유치한 것 안다.
사람마음이란 것이 자기 맘대로 되는 게 아니듯이 자기도 모르게 맘이 변한게 틀림없다.
앞으로는 이 사람에게도 나의 단점을 감춰야 하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안되나?
역시 나의 좋은 점만을 좋아하는 것인가?
역시 이 세상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줄 사람은 없나?
슬프다.
그동안 밝음이었던 결혼생활이 이제 회색이 되는 건가?
앞으로는 이 사람 앞에서 하루 있었던 일, 느낀 일, 화나는 일, 망설이는 일들...
쫑알대며 내 마음을 그대로 비치면 안되는 건가?
내가 싫어진게 틀림없어.
점점 달라져서 결국엔 미워하고, 서로의 곁을 떠나는 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들....
헌데 말이다... 헌데...
내가 보기엔 난 여전히 매력적이다.
내가 보기엔 난 여전히 사랑스럽다.
내가 보기엔 난 여전히 멋진 사람이다.
살림을 못하고, 남편을 잘 못 챙겨줘도(이건 결혼 전부터 이 사람도 각오했던 부분 아닌가?), 난 여전히 멋진 아내며, 멋진 친구이다.
내가 싫어졌더라도, 내가 맘에 안 들더라도.. 그건 그 사람이 변한 것이지,
내가 변한게 결코 아니다. 난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아니, 아니다... 난 결혼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훨씬 매력있고, 사랑스럽고, 훨씬 멋진 사람이 되었다
감정도 더 풍부해졌고, 여유로워졌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날 다시 사랑스럽게 봐 달라고 애걸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가 싫다면 슬프지만.... 어쩔수 없다.
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변할 생각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놀라웠다. 과거의 내가 아닌것 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 되었구나.
훨씬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구나.
너무나 기특하다.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보다 긍정적으로 변한 내가 너무 기특해서
너~~무 기특해서 누군가를 붙들고 자랑하고 싶다.
‘내가 이렇게 변했어요.
내가 이렇게 긍정적이 되었어요.
내가 이렇게 나를 사랑하게 됐어요.
그동안 공부한 것들, 읽은 책들,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노력했던 일들,
무심히 보낸 것 같은 시간들이 다 헛된 것이 아니었어요.
변한 내가 너무 좋아요.
기뻐요.
난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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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부끄럽네요... 이런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어찌
그리 많이들 올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