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바다를 찾아가야지.

청명한 하늘이 왜 이렇게 부러울까요? 안녕들 하시지요. 여성시대 가족 여러분, 허리숙여 인사합니다. 오랫만 입니다. 어제는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엘 들렀습니다. 요즘은 이메일로 편지를 주고 받는 세상이라 특별한 일이 아니면 편지봉투에 넣어 보내는 일이 드물지요. 우체국에는 우리마을을 매일 방문하는 집배원 아저씨도 계셨는데, " 김영수씨 요즘은 왜 방송국 선물이 없는것 같네요?" "예, 요즘은 바쁘기도 하지만 쓸만한 이야깃 거리가 없어서요." 되돌아 나오다가 생각하니 며칠전에 남해안엘 다녀온후 저의 달라진 마음을 살짝 풀어 놓으면 어떨까 했습니다. 제가 산골에서 살아가는 젊은 농부라는 거 다들 아시지요? 한때는 "저사람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 "마음이 너무좋아 탈이야" 하는 소리를 듣고 살 때도 있었는데, 한달동안은 제가 손해본것에 대한 허탈감으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래 나를 뭘로 보는거야, 나도 원칙대로 정시출근 정시 퇴근하겠어. 5분정도의 연장 근무도 하지않고 바로 퇴근하는 옹졸한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왜이리 안가는지. 지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왔습니다. 산골에선 어떤물을 이용하여 농사 짓는줄 아십니까? 바로 둥벙(방죽)이라고 부르는 작은 저수지물을 이용하는데 우리집 주변 500미터 이내에 세 곳이나 있답니다 이 작은 연못들만 보아서 마음이 옹졸해진 걸까요?. 그러다가 바닷가에 가서 넓게 펼쳐진 바디를 보고 돌아왔습니다. 저의 작아진 마음, 옹졸한 마음을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키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바뀐겁니다. 그래 남에게 존경을 받으려면 내가 먼저 남을 존경하자. 그래서 어제 ,오늘 만나는 사람마다, 허리숙여 인사했습니다. 목소리도 쾌활하게 "좋은 하루되십시요". 라고 말 하면서요. 상대방도 얼떨결에 고개숙여 인사를 하더군요. 그래, 손해 좀 보면 어때, 다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거야. 우울한 기분으로 살다보년 나만 더 이상해질 뿐이야. 이제 가끔씩이라도 바다를 찾아가야겠습니다. 마음이 옹졸해지고 좁아질때면 다시 키워야 하니까요. 아니, 이곳에서 바다는 머니까 꼭 바다가 아니라도 지리산에 올라가면 아래로 펼쳐지는 세상도 괜찮을것 같네요. 학창시절 배웠던 호연지기(넓고 커서 온 세상에 가득차고 넘치는 기운)가 생각나네요. 안녕히 계십시요. 지리산 자락 견두산과 천마산 중간에 있는 유암 둠벙에서. 김영수 남원시 수지면 유암리 199-2 625-2814. 011-9668-2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