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큰 별이지다.

이곳 진안에 높은산에는 하얀눈이 쌓여 있고 수확하지 않은 빨간 감은 까치들의 밥이 되었습니다. 여성시대에 참으로 오랬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가을 추수작업만 끝나면 좀 한가하려나 했는데 땅이 얼기전까지는 일들이 있네요. 어제는 노채마을에서 한평생 농사일을 하시던분이 돌아가셔 묘쓰는 일을 했습니다. 우리마을에는 50대정도 형님들이 많아 상여 나갈때 나는 뒤따라가며 심부름을 하게 됩니다. 어제는 처음으로 상여를 메게 되었습니다. 방울소리를 내며 선창하시는분의 말씀이 나에게 하는 말 같고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어 자꾸만 눈물이 나왔습니다. 상주보다 내가 더 많이 울은것 같습니다. 눈까지 퉁퉁 부었습니다. 나 더이상 상여 못메겠다고 했더니 누구나 처음 상여메면 다 눈물이 많이 나온다고 그게 신고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신분의 생전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혼자사시며 농사짓는분들 집집마다 소와 쟁기로 논이나 밭을 무료로 갈아주고 땔감을 해다 주시기도 하고 어려운일이 있는집에 궂은일은 도맡아서 해주시고 마을 사람모두가 존경하고 잘 따랐는데 이제 고인이 되었습니다. 묘를 만들고 산을내려 올때 자꾸만 뒤돌아 봐졌습니다. 평소에 좋은일 많이 하셨으니 좋은곳으로 가셨을 겁니다.